너를 딸기해

사랑을 전하는 말

by HoA
알랭 드 보통-'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중

최근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라는 책을 읽었다.

소설의 일부를 인용하며 작가는 '이해란 말의 정확성보다는

진실성에 달린 문제다'는 얘기를 했다.

알랭 드 보통은 내가 한 때 너무나 좋아했던 작가이기에

십수 년 전 그의 소설을 읽던 감성이 새록새록 떠올랐고

마시멜로한 마음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어 졌다.

이른 아침 일어나 깨끗이 세수하고 물을 묻혀 머리를

단정히 빗은 후 학교에 갈 준비를 하는 제이미를 보니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아이를 꼭 안으며 "제이미, 딸기해"라고 얘기했다.

제이미는 의아한 눈빛으로 무슨 말이냐 물었고

나는 제이미가 딸기를 너무 좋아하니까 엄마가 그런 마음을 다른 게 표현해본 거라고 말했다.

제이미는 "아 그렇구나, 감사합니다."라며 다소 사무적인

대답을 하고는 제 할 일을 다시 시작했다.

나는 왠지 김이 샌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여전히 남은 딸기를 전하고픈 미련이 남은 나는 잠에서 깨어나 뒹굴뒹굴하는 올리비아에게 재시도를 했다.

"올리비아, 딸기해!"

수줍은 나의 고백을 받은 올리비아는 내가 너무나 예뻐하는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작은 두 손을 뺨에 대고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올리비아에겐 딸기에 담긴 내 마음이 잘 전해진 것 같았다.

이번 실험에 의하면 제이미에겐 말의 정확성에서 올리비아는 마음의 진실성에서 이해의 수준이 달라졌다.

결국 이해란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그에게 맞는 소통방식을 찾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제이미에겐 사랑한다는 말이 올리비아에겐 무릎에 앉혀놓고 머리를 땋는 일이 엄마의 사랑을 이해하는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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