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보면 대단히 열심히 사는줄 알겠다만..;;
최근에 "왜 그렇게 열심히 사느냐"는 질문을 여러차례 받았다.
한번은 제휴사 대표님이었는데
회사일 뻔한데 뭘 그렇게까지 애쓰시냐기에
"20년 먹고 살게 해줬고 아무것도 모르던 무지랭이를 사회생활이란 거
이만큼 알게 해준 조직에 대한 보답도 있죠.
무엇보다 제가 열심히 하는만큼 조금씩은 나아질 할 수 있다고 믿으니까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라고 말했다.
별 생각 없이 답변이 술술 나온것을 보면 꾸며낸 말은 아닐 것이다.
또 한번은 중1 아들이
유튜브나 미디어에 나오는 대기업 직원을 보면 엄마처럼 안하던데
왜 굳이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느냐 물었다.
일은 적당히 하고 취미를 가져보면 엄마의 삶이 훨씬 행복할거라는 지난 조언과도 궤를 함께하는 말이었다.
어쩌면 일은 좀 덜 신경쓰고 자기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달라는 뼈있는 투정일지도 모르는 질문이었다.
아이의 본심이 무엇이었건간에 T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열심히 한다고 원하는 성과을 얻는다는 보장은 없지.
하지만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 어쩌다 얻은 결실은 지속되지 않아.
엄마는 여전히 지금보다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그리고 네게 열심히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 것보다 엄마 삶을 충실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편이 너에게도 더 나을 것 같아서 좀 힘들긴 해도 노력해보는거야.
너도 네 인생을 열심히 살고 있잖아? 그게 공부든 운동이든 취미생활이든 말야. 무엇이든 대충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건 좋은 습관같은거야. 무엇을 꼭 바라서라기보다는 그저 삶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태도같은 거 말이야.
열심히 안하고 쉽게 성취할 수 있는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도 꽤 있거든?
그런데 그런 사람들의 약점은 열심히 해본 경험이 없어서 어떤 한계에 부딪혔을 때 포기하는 쪽을 택한다는 거야.
엄마가 살아보니까 인생은 진짜 어려워.
더럽게 꼬인 수학문제처럼 지저분하기도 해. 그래도 그걸 진득하게 앉아 풀어내면 엄청 신나잖아. 나는 네가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
아들은 "네"하고 짧게 답했다.
역시 중딩 아들에게 사설이 너무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