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 말고 배분

목적에 부합하는 자원관리의 기술

by HoA

투자 세계에서 "분산투자"는 기본 원칙처럼 여겨진다.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격언은 위험을 최소화하는 합리적인 방법처럼 보인다. 하지만 진정한 성과를 원한다면 분산(diversification)만으로는 부족하다. 핵심은 어디에 얼마큼 할당하느냐 하는 배분(allocation)에 있기 때문이다. 분산이 위험을 줄이는 방편이라면, 배분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우리는 종종 분산 자체를 전략으로 착각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투자, 일상, 조직 운영에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을 골고루 나누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과는 평범함에 그칠 때가 많다. 반면, 성공한 사람이나 조직은 한정된 자원을 전략적으로 배분한다. 그들은 도달지점과 설정속도를 미리 정했으므로 무엇을 포기할지, 무엇에 집중할지 분명히 알고 있는 것이다.


투자에서의 분산 vs. 배분


저녁 자리에서 주식투자와 분석을 좋아하는 남편과 후배는 이렇게 말했다. "결국 시장을 이기는 수익률을 위해서는 소수의 종목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분산투자는 평균 수익을 보장하거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줄 뿐,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들처럼 뛰어난 성과를 내지는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워런 버핏도 "좋은 기회는 흔하지 않다"며, 진정한 기회가 왔을 때는 대담하게 배팅하라고 조언했고 그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도 투자에 관한 이론을 만들고 투자가로서도 성공했지만 정작 그를 부자로 만든 것은 일생을 걸쳐 보유했던 한 두 종목에 편중되어 있었음을 시인한 바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배분의 비중 것이다. 모든 자산을 무작정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핵심 기회에 더 많은 자원을 할당하는 것이 승부를 가르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선택은 투자자의 목표와 가치관에 따라 달라진다. 안정을 원하는가? 혹은 도전을 원하는가? 배분은 그 답에 따라 다르게 설계어야 한다.


조직과 삶도 마찬가지


성장 단계의 스타트업이 모든 사업에 자원을 분산하면 실패한다. 이들 중 성공한 기업들은 핵심 역량에 집중한 곳들이다. 아마존은 초기에 온라인 서점에 모든 것을 걸었고, 애플은 소수의 제품에 완성도를 높였다.

그런데 조직이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면 "균형 있는 자원 분배"가 미덕처럼 여겨지기 시작한다. 모든 부서에 예산을 나누고, 모든 목표를 동등하게 추구하 시작하면서 에너지가 분산되고, 조직은 점차 평준화된다.

"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은 오히려 혁신을 가로막고 잘하던 영역마저 현상 유지 어렵게 만든다. 진정한 강점은 선택과 집중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이미 얻은 것에는 에너지를 집중하지 않아도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개인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워라밸이 중요하지만, 정작 가시적 성취를 원한다면 어느 한쪽에 전략적으로 에너지를 배분해야 한다. 두 영역을 동시에 완벽히 추구하는 것은 환상에 가깝다. 동일한 에너지 투입을 전제로 양쪽 균형을 추구하면서 남들보다 나은 직업적 성공이나 경제적 이익을 바라는 것은 욕심임을 인정해야 한다. 안정을 선택하는 것, 직업적 성취를 바라는 것 모두 존중받을만한 가치인 것은 의심할 바가 없다. 다만 선택으로 인해 잃은 대가에 대해서는 감내할 준비가 되어야 한다.


배분 전략의 핵심


1. 목표의 명확성: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 안정인가, 성장인가?

2. 자원의 한계 인정: 시간, 돈, 에너지는 유한하다.

3. 과감한 선택과 포기: 중요한 것에 집중하려면 덜 중요한 것을 버려야 한다.

4. 유연한 조정: 상황에 따라 배분 비중은 달라져야 한다.


이 당연한 것들이 살다 보면 실천하기 어렵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분산은 기본, 배분은 예술이라 할 만하다.

성공은 단순히 자원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배분하는 전략에서 온다.

과연 나의 시간, 돈, 에너지는 어디에 집중되어 있는가? 이도 저도 아닌 대충 살아내고 있는 삶은 결국 어느 곳에도 오롯이 집중되어 있지 않은 마음 때문이다. 시간이라는 자원이 줄어드는 시점이라면 더 이상 분산에 매몰되지 말고, 진정한 가치를 위한 배분 전략을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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