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 꿈

십장생 부부

by HoA

남편은 장수의 꿈을 갖고 있다.

"난 오래 살 거야."

30대 중반의 남자가 하는 말이라기엔

적잖이 놀라웠다.

"진심이야? 왜? 사는 게 행복해?"

"응, 사는 게 좋아,

그러니까 우리 같이 오래오래 살자."

동화에나 나오는 말을 현실로 들으니

조금은 코믹스럽기까지 했다.

"그럼 몇 살까지 살고 싶어?"

백세시대라는 말은 흔하니

그 언저리를 예상하고 물었다.

"음... 난 제이미(아들) 백 살 잔치

해주고 죽을 거야."

그의 천진한, 그 와중에 사뭇 진지한

표정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흘렀다.

그 사이 우리는 나이와 아이와

할 일이 늘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나도 남편의 꿈이 이해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는 나보다 조금 일찍

삶에 감사하는 법을 터득했는지 모른다.

오늘 다시 한번 남편에게

여전히 오래 살고 싶은지 물어봐야겠다.

만약 변함이 없다면

우리는 행복한 십장생 부부가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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