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나름대로 큰 행사가 있었다.
감사하게도 큰 상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과
복장 단정히 하고 오라는 언질을 받았다.
그런데 막상 오랜만에 적당해 뵈는 옷을 입어보니
아이 둘 낳은 몸엔 박절하리만치 타이트해 난감했다.
그나마 나은 것 두어 벌을 골라
입었다 벗었다 여러 번을 해도 마뜩잖아
곁에 있던 남편과 제이미에게 투표를 시켰다.
어떤 옷이 더 낫냐는 비일상적 물음에
제이미는 엄마 패션쇼 가느냐 물었고
나름 소신을 밝히며 바지와 재킷이 낫겠다고 얘기했다.
다음날 수상을 하고 집에 들어서니
아이들이 총총 뛰어나와 반갑게 맞아주었다.
늘 태권도에서 받은 금메달이 왜 진짜 금이 아니냐며
아쉬워하던 아이에게 진짜 금메달을 목에
걸어주었더니 나보다 더 흥분하며 기뻐했다.
"엄마, 진짜 패션쇼 가서 금메달 땄어요?
내가 옷을 잘 골라줘서 이긴 거예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제이미가 도와줘서 받은 건 맞지만
패션쇼는 아니고 회사일을 열심히 해서 받은
상이라고 말해주었다.
이윽고 아이는 옆에 놓인 트로피를 보고
문구를 읽어보더니 엄마 진짜 패션쇼
금메달 아니냐고 재차 물었다.
트로피에는
".... 롤모델이 되어준 당신께 이 상을 드립니다."
라고 쓰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