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배우는 시간
며칠 전 2년짜리 적금 만기일이 되어 내 나름의 목돈을 손에 쥐었다.
주식이나 살까 하고 있었는데, 그 돈으로 오늘 PT 100회를 연장했다.
아직 열네 번에 PT 수업이 남았지만, 수중에 돈이 없어야 쓰지 않는 법.
한 치 앞을 모르는 주식에 투자하느니 (물론 오를 것을 예상한다…)
내 몸에 투자하는 가치 소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불연 들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일주일에 두 번 PT 수업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50주. 거의 1년 정도를 강제적으로라도 운동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집주인이 1년 후엔 전세를 더 올려야 한 데서
딱 일 년만 연장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내 집 계약일과 운동 종료일을
계획하진 않았지만 묘하게 끝이 같도록 치밀하게 계획해놓은 셈이다.
고마운 동네 친구와 gym이 있는 내 동네.
1년 후엔 이 동네를 떠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동네에서의 하루하루를 더 소중하게 보내야겠다는 일념이 든다.
물론 운동이 어찌 매번 즐겁기만 하겠냐만은
까딱하면 숨 넘어가는 찰나의 고통스런 순간도 기억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중량의 범위를 넘겨버리는 희열도 느끼고,
선생님과 스몰 토크할 때 그려지는 타인의 인생사도 배우면서...
운동을 배우고 하는 일 년의 시간이 하나도 쓸모없지 않도록, 기대하면서!
고로 나는 오늘의 내 소비를 칭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