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beth 리뷰
해왕성의 바다도 내 피 묻은 손을 씻어주지 못해
어릴 적, 연극과 뮤지컬을 볼 기회가 주어지면 두 눈을 반짝이며 귀를 기울이고, 온몸으로 그 순간을 받아들였다. 작품의 의미와 주제를 어렴풋이 이해하고 있었지만, 그 이야기들이 던지는 질문에 깊이 파고드는 일은 드물었다.
진정으로 ‘이 작품은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라는 물음을 품게 된 것은,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만나고 나서였다. 셰익스피어는 역시 셰익스피어였다. 그의 언어와 주제는 나를 단번에 셰익스피어 특유의 덫으로 끌어들였다.
야망에 사로잡힌 부부가 스스로를 속임수와 환상의 세계에 가둬버린 이야기, 바로 맥베스였다.
전투가 끝난 뒤, 자욱한 연기 속에 잠긴 전장에 반짝이는 검은 가죽 부츠 두 켤레가 모습을 드러낸다. 장군의 휘장을 단 올리브색 튜닉 차림의 두 남자가 조심스레 걸음을 옮기지만, 몇 발자국 채 떼기도 전에 세 여인이 길을 가로막는다. 핏기 없는 창백한 얼굴에 몰골마저 초췌한 이들은, 이곳에 속하지 않은 듯한 기이한 존재들 — 마녀들이었다.
마녀들은 첫 번째 남자, 맥베스를 향해 그가 언젠가 왕이 될 것이라고 속삭인다. 이어 두 번째 남자, 뱅쿠오에게는 그의 후손들이 왕위를 잇게 될 것이라 예언한다. 뱅쿠오는 의아한 눈빛을 보내지만, 맥베스의 머릿속에서는 마녀들의 예언이 끊임없이 메아리친다.
어쩌면, 정말로 이루어질지도 모른다는 희미한 가능성.
결국 맥베스는 그 작은 가능성을 스스로 현실로 만들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야기의 시작에서 맥베스는 명예롭고 훌륭한 군인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가슴속에 피어나는 권력욕은 점차 거세지기 시작한다.
맥베스의 눈부신 상승은 곧 속임수와 도덕적 타락으로 얼룩진 음모로 변모하고, 그는 마침내 선한 길을 버린다. 존경받던 던컨 왕을 살해할 계략을 꾸미고, 심지어 가장 신뢰하던 동료 뱅쿠오마저, 그의 후손이 왕이 되리라는 예언을 끊기 위해 맥베스의 손에 죽임을 당한다. 권력에 눈이 먼 그는 돌이킬 수 없는 어리석은 길을 택한 것이다. 맥베스 앞에 나타난 환영, 허공을 가르며 손짓하던 단검은, 그가 상상조차 못했던 파멸로 그를 이끌어간다.
극이 진행되는 동안, 맥베스는 끊임없이 과거를 되돌아본다. 그의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눈앞에 환영이 나타나 그를 압도한다. 그는 종종 던컨 왕의 피로 물든 자신의 손을 느끼며, 심지어 해왕성의 바다라도 그 피를 씻어낼 수 없을 것이라 절망한다. 그 피는 그의 영혼 깊숙이 스며들어 영원히 떠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그는 자신의 죄의 결과를 두려워하며, 죽은 뱅쿠오의 유령이 자신을 찾아올까 불안에 떤다. 결국 그의 죄책감은 왕이라는 새로운 지위를 누리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그를 평생 괴롭히게 된다.
셰익스피어의 많은 작품에서 그렇듯, 그는 보이고 들리는 것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그 이면을 꿰뚫어 보라고 끊임없이 관객들에게 일깨운다. 맥베스는 세 마녀를 만나 자신의 운명에 대한 예언을 듣게 된다. 그러나 그는 이성적인 사고를 하지 않고, 그들의 말을 마치 자신의 운명처럼 받아들인다. 그 결과, 맥베스는 스스로 속임수로 얼룩진 왕국을 만들어낸다. 뱅쿠오가 처음에 예언을 무턱대고 믿지 말라고 경고했음에도, 맥베스는 계속해서 마녀들을 찾아가 운명을 확인하려 하고, 그럴수록 더 깊은 파멸로 빠져든다.
야망, 죄책감, 두려움의 무게 속에서, 맥베스의 몰락은 결국 권력을 추구하며 도덕의 선을 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경고한다. 그의 끝없는 추락 속에서 야망은 인간성을 짓밟고, 그의 손에 묻은 피는 운명이 아니라 스스로의 배신의 결과로 남는다. 맥베스는 결국 우리가 어두운 욕망에 굴복할 때, 자신이 파멸의 설계자이자 희생자가 될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오늘날 현대 사회가 직면한 수많은 문제를 깊이 반영하고 있다.
맥베스의 야망이 남긴 음산한 메아리는 우리에게 불편한 현대적 진실을 마주하게 만든다. 탐욕을 향한 끝없는 추구는 결국 우리 인간성의 아슬아슬한 균형을 무너뜨릴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의심하라. 너무 늦기 전에.
NSW 주립 도서관에서 열린 셰익스피어 전시회Will all great Neptune’s ocean wash this blood clean from my hand?
Macbeth review
When I was younger, I had eagerly accepted the chance to go to plays and musicals, taking it in with dilated eyes and wiggling ears. Yet, although I had a decent knowledge of the meanings and themes behind the productions, seldom would I question the themes of the story. It was with the Shakespeare plays that I truly learned to question what the producer had in mind of the production. Shakespeare being Shakespeare, his words and the themes of his plays lured me into his snare of Shakespearean English. It was the couples’ ambition that had trapped themselves in a life of deception and illusion: Macbeth.
Amongst the fog of smoke encompassing the aftermath of a battle, two pairs of shining leather black boots step out, as two men in olive green tunics pinned with general’s stripes emerge. Yet, they take no more than two paces before they are approached by three ragged women with hollow, white faces: witches. They hail the first man, Macbeth, with a prophecy where he ascends to king. They then turn to the second man, Banquo, and tell him off how his descendants will live to be kings. Banquo raises his eyebrows, Macbeth’s chamber of thoughts continue to echo with the witches’ prophecy. After all, there was the smallest of chances the prophecy was true. Still yet, it was only a matter of time before Macbeth would project these wishes into reality.
While the beginning of Macbeth presents Macbeth as an honourable and a military man worthy of recognition and valour, as the play unfolds, it reveals Macbeth’s ever-growing appetite for power. Macbeth’s ascent turns into a design steeped in deception and moral decay. He abandons the path of virtue to premeditate the murder of a revered and humbled king. Even his most trusted ally Banquo falls victim to Macbeth’s hand, to satiate a prophecy which favours Banquo’s lineage over his own: foolishness blinded by power. Macbeth’s hallucination of a dagger had led to a future he had not foreseen.
Throughout the play, Macbeth consistently looks back on the past of his actions, and when his mind wanders off, his eyes create apparitions to remind him of his boundless guilt and fear. Periodically, he ‘sees’ his hands bloodied with King Duncan’s blood, which he believes even the oceans of Neptune are unable to wipe away, steeped so far into his soul it will remain there for eternity. He also fears the consequences of his actions and the murdered Banquo’s ghost coming to haunt him. Yet, his guilt leaves him unable to enjoy his new title as king, for his murders were bound to haunt him for the remainder of his life.
In many of Shakespeare’s works, the playwright consistently implores his audience to resist accepting things at face value and to probe beneath the surface of appearance. Macbeth encounters the three witches who foretell his destiny. Rather than talking himself to sense, Macbeth catches these words as his own bond, unravelling his deceptive kingdom. Even when Banquo initially warns him against such unquestioning trust, each subsequent consultation with the witches only reinforces Macbeth’s steadfast belief in a predestined future - a belief which ultimately seals his fateful fate.
Beneath the weight of ambition and guilt and fear, Macbeth’s fall emerges as a testament to the perils of defying moral boundaries for power. In this relentless spiral where ambition eclipses humanity, the blood that then stains his hands is less a mark of destiny than a haunting echo of personal betrayal. Ultimately, Macbeth reminds us that when we surrender to our darker impulses, we may find ourselves both the architect and the inevitable victim of our own ruin: ultimately, Macbeth reflects the many struggles the contemporary society faces today.
The haunting echoes of Macbeth's ambition force us to confront an unsettling modern truth: the unbridled quest for greed may soon shatter the fragile balance of our own humanity. Question everything, before it’s too late.
The Shakespeare Exhibition at the State Library of NSW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