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 아직도 꿈꾸며 살아간다

좋은남편, 좋은아빠 되기는 어려워

by 에세이 작가 훈

사람은 누구나 꿈을 그리면서 살아간다. 꿈은 현재 진행형이거나 또는 벌써 이뤘을 수도 있다. 그러면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지금 그 꿈을 이루었을까? 그렇다면 난 언제부터 꿈을 그렸을까? 어릴 적 꿈을 돌이켜보면 허무맹랑할 수 있다.


유치원 때 꿈은 생각해보면 원대했다. 바로 대통령이었다. TV에서 보였던 대통령의 모습이 멋있었다. 그땐 정말 이뤄질 수 있는 꿈이라고 생각했었다. 주변에서 대통령이 되려면 공부를 잘해야 된다고 했다. 그런데 누군가 공부만 잘한다고 될 수 있는 꿈이 아니라고 했다.

KakaoTalk_20251121_154913749_04.jpg


이후 초등학교를 입학하면서 대통령이었던 꿈은 바뀌어갔다. 좀 더 현실적인 판사로 바뀌었다. 나쁜 사람들한테 벌을 주는 판사가 그 당시 나에겐 근사해 보였다. 단지 그 이유 때문이었다. 판사도 결국 공부를 잘해야 했기 때문에 열심히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중에 판사가 될 줄 알았다.


중학교를 입학하고, 내가 공부에 소질이 없다는 걸 느끼면서 꿈은 상황에 맞춰졌다. 판사 다음은 교사로 변했다. 부모님도 교사만 되어도 감지덕지라는 말을 하셨다. 하지만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공무원이 되겠다는 꿈으로 바뀌었다. 교사가 되기에는 학교 성적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 뒤로는 공무원이 되는 것만 생각했다.


대학교 입학, 군대 제대 그리고 대학교 3학년 때까지는 계속 공무원을 꿈꾸면서 살아왔다. 생각보다 공무원은 이루기 쉬운 꿈은 아니었다. 5수까지 해봤지만 결코 그 꿈은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후 꿈은 없어지고 현실과 타협했다.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회사에 취직하고 월급쟁이로 살아갔다.


유치원 때부터 20대 중반까지는 그저 직업과 관련된 꿈을 꾸었다. 이뤄지지 않을 꿈을 그리며, 노력해왔다. 30대부터는 꿈을 접어두고 현실을 선택했다. 꿈이 없는 삶,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던 중 어느 날 또 다른 꿈이 내게 찾아왔다. 직업적 꿈이 아닌 삶의 방향에 대한 꿈이다.


어릴 때부터 결혼에 대한 나이를 정해 놓았다. 27살이 되면 결혼을 하고, 30살 이후에는 자녀들도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현실은 내 계획과 달리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40대 초반인 지금까지도 연애조차 못 하고 있다.


30대 초반에도 당연히 결혼을 할 줄 알았고, 30대 중반까지도 결혼이 어렵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30대 후반이 되면서 남들은 다 하는 결혼이 나에게 쉽지 않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내가 다시 꿈이 생긴 것이 이때다. 내 꿈은 그저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이다.


어찌 보면 다른 사람들이 듣기에는 평범하거나 이게 왜 꿈일까 생각할 것이다. 살아보니 평범한 것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는 걸 매일 느끼고 있다. 이 꿈을 과연 이룰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그만큼 내가 꾼 꿈 중에 가장 어려울 수 있다.

KakaoTalk_20251121_154913749.jpg

좋은 남편, 좋은 아빠는 혼자 부단히 노력한다고 이뤄지는 꿈도 아니다. 직업적 꿈보다 삶의 방향에 대한 꿈이 더 어려운 건 나의 마음가짐일 수 있다. 그전에는 꿈을 떠올리면 반드시 결과를 내보겠다는 마음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현재는 꿈을 이뤄보겠다는 열정은 예전보다 없다.


이유는 스스로 회피하는 게 아닌가 싶다. 좋은 아빠가 되려면 먼저 좋은 남편이 되어야 하는데 이제는 사람을 만날 때 예전처럼 앞만 보지 않고, 재고 따지다 보니 더 어려워진다. 실패를 두려워 하기 때문에 시작조차 겁내고 있다.


유치원 시절부터 40대를 넘긴 현재, 다양하게 바뀌는 꿈을 돌아봤다. 그 꿈들을 이루지 못했지만 과정을 보면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 그건 삶의 원동력이었다. 그 이유는 꿈을 꾸면서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꿈은 나에게 삶의 방향성도 주고 있었다.


꿈이 없다는 건 삶이 무미건조하고 원동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다시 생긴 원동력을 이제는 잃어버리지 않고, 끝까지 붙잡을 것이다. 꿈은 내 인생을 밝게 비춰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