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내가 사는 이야기, 내가 쓰는 하루
세상을 살다 보면 삶을 누군가가 미리 써놓은 이야기처럼 살아야 할 때가 있다. “이 나이쯤이면 이만큼은 되어야 해.” “이 정도면 안정된 삶을 살아야지.” 이런 말들이 내 안에 당연한 기준처럼 받아들여진다. 그리고는 나도 모르게 그 기준에 맞추려 애쓰면서 살고 있다. 왜 내 삶이 지지부진한 지, 내게는 다른 사람들처럼 눈에 띄는 성과가 없는지 자책하고 힘들어한다. 타인과 비교하고 지금의 삶에 조급함을 냈다. 결국, 열심히 살아내고 있는 시간들마저 의심했다. 그럼 지금도 그러는가? 꼭 그렇지는 않다고 말한다. 지금도 흔들리고, 지금도 비교하며 살아간다. 이런 삶을 바라보며 다르게 바라보고 있다. 이 삶도 내가 살아낸 이야기의 일부이다. 그 이야기가 어떤 의미로 남을지는 오직 내가 어떤 마음으로 선택하고 살아가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 나는 어디쯤에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이 여정은 시작됐다. 내가 내 삶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탐색이었다. 삶이 화려하지 않아도, 눈부시지 않아도 좋다. 불안과 후회의 시간들을 보내며 하루를 버틴 날도, 멍하니 흘려보낸 날도 있었다. 그때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없을 만큼 모호하고 의미 없어 보였던 시간들이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 무수한 장면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고, 앞으로의 내가 되었다. 이제 나는 조금씩 나만의 속도와 기준으로 세상에 발을 내딛고 있다. 확신이 없어도, 진심을 따라가려 한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그것을 기꺼이 즐길 수 있다면 그게 내게 맞는 삶이다.
‘삶이 이야기가 되는 삶’이라는 말은 얼핏 보면 멋지고 안정된 어떤 성공의 이미지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건 오해다.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어쩌면 여전히 다음 챕터를 두려워하고, 더 나은 장면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을 것이다. 결국 삶이 이야기는 완성도나 완벽함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진심으로 하루를 살아내려는 자신만의 마음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지금도 불확실한 내일을 향해 걷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오늘을 나답게 살아가려 한다. 내게 가장 중요한 건 비교하지 않고, 나의 기준으로 선택하고 나아가는 것이다. 그 선택이 반복될수록, 내 삶은 다른 누구의 것이 아닌 ‘내 이야기’로 단단히 쓰일 것이다.
삶은 멋진 전환점이나 극적인 결말로만 완성되지 않고 다른 반전이 있을 수도 있다. 아주 개인적인 선택 하나하나가, 감정이 올라오는 하나하나가 모이게 되면 자신의 인생이 된다. 내가 지금 어디쯤 서 있는지, 후회를 어떻게 품고 살아갈 것인지, 어떤 삶을 진짜로 바라고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계속 묻는 이유다. 비록 지금은 그 답을 명확하게 말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도 나는 이 질문들을 품은 채 나만의 이야기를 계속 써 내려가려고 한다. 아직 덜 익었지만, 진심이 담긴 삶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이 있고, 그걸로 충분하다는 마음을 가지려고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