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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만소리 Aug 13. 2018

나중에 말고 지금 해봐요

세계 여행하면서 이뤄가는 버킷리스트의 기록

 


 우리 집 신혼집 거실에는 세계 지도가 붙어있었다. 웨딩 액자 대신 지도를 붙여둔 이유는, 일 년 후 떠날 우리의 세계 여행 프로젝트를 위한 마인드 맵 용도였다. 우리는 가고 싶었던 나라를 표시하기도 하고, 몰랐던 새로운 나라를 지도 위에서 발견하곤 했다. 또 포스트잇에 여행을 통해 이루고 싶은 각자의 버킷리스트를 적어 붙여 두기도 했다. 버킷리스트를 적는 이유는 이랬다. '나 거기 가봤어, 그거 해봤어'하는 일회성 경험으로 만족하는 여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알기 위해서였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사람일까?'로 읽히기도 한다. 더운 날 마시는 아이스 아메리카가 주는 소소한 그런 행복 말고, 내 인생의 행복의 키를 스스로 쥐기 위해 알아야 하는 나의 본질에게 하는 질문이다. 한국에서는 직위, 재산, 학벌로 인생의 방향과 목표가 원하지 않아도 자동 설정된다. 그래서 직장을 그만두거나 재산이 사라지면 인생의 목표를 송두리째 빼앗겨 방황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나를 끌어당기는 것이 다음 달 통장에 꽂히는 월급인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지나가는 태풍에도 흔들림 없이, 옆에서 피어나는 꽃들에게 숙이지 않는, 바라봐주는 이가 없어도 꿋꿋이 자라나는 사람이 되려면 나는 알아야 했다.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인가.


 세계를 돌면서 '나중에 이렇게 살아보고 싶어'하며 꿈꿨던 것들을 모조리 다 해볼 생각이다. 만약에 나중이 돼서 그걸 해봤는데, 나와 전혀 맞지 않으면 미뤄왔던 내 인생을 누가 책임져주나. 그러니 나는 내 인생을 행복하게 하는 경우의 수를 체크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 첫 번째 스텝이 바로 <인생 예습 버킷리스트> 작성이었다.





내 인생을 행복하게 해주는 경우의 수를 적어보자

인    생    예    습    버                




1.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악기를 배우자.

기타 배우기/ 우쿨렐레 배우기/ 남미에서 살사 배우기/ 재즈바 투어/ 기회가 된다면 버스킹도 해보기



2. 나에게 딱 맞는 인생 운동을 찾아보기

인도에서 요가 배우기/ 태국에서 무에타이 배우기/ 바다 수영 배우기 /서핑 배우기



3. 좋아하는 취미를 깊이 더 들여다보기

스킨스쿠버 다이빙 마스터 따기/ 프리다이빙 배우기 / 손그림 그리기 /세계 요리 배우기 / 커피 배우기 / 여행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하기



4. 해외에서 사업하기

게스트하우스 운영하기 / 셰어하우스 만들기 / 무역업 해보기 / 커뮤니티 만들기 / 스냅 촬영 및 투어 가이드해보기



5. 동네 주민이 되어 현지인과 소통하기

한 달 살기/ 해외 살이 / 홈스테이 해보기/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보기/ 현지인 동네 친구 만들기 / 언어 하나쯤은 독파해야지



6. 중심이 아닌 주변을 돌아보는 사람이 되기

아프리카에서 봉사 활동 하기 / 봉사 프로그램 만들어보기  / 어른들을 위한 학교 만들기






우유니에 가서 별을 본다던가, 세계 3대 폭포를 보는 것 같이 내가 주체가 되지 않는 것들은 모두 배제했다. 아마 여행을 하면서 나의 가치관과 나의 만족 기준은 바뀔 테고, 지금은 아무리 고민해도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 쏟아지겠지. 


여기에 적힌 것들을 머릿속이 아닌 현실에서 직접 체험해보면서 나에게 맞지 않았던 옷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 같다. 이 여행의 끝에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지금보다 더 단단하고 주변의 시선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어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 여행 출발 2017년 4월 22일부터 지금까지 쭉 도전 중인 버킷리스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키만의 버킷리스트 이야기는 <나중에 말고 지금 해봐요>를 통해서

부부 여행 웹툰은 <여보야 배낭 단디 메라>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글/그림 키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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