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핵심 부품 중 하나를 고르자면, 주행거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배터리를 꼽을 수 있다. 배터리는 최근 리튬 계열 배터리 기술 발전으로 전기차 보급 확대에 기여해 왔지만, 기술적으로 한계에 올라와 있어 더 이상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힘든 상황이다. 즉, 현재 사용 중인 리튬이온 배터리로 전기차 주행거리를 대폭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배터리의 크기를 키우는 것뿐이다.
하지만 현재 전기차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부피와 크기, 가격을 고려했을 때 무작정 크기만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많은 배터리 제조사와 자동차 제조사들은 리튬이온배터리의 뒤를 이을 차세대 배터리로 전고체 배터리를 주목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쉽게 얘기하면 리튬이온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배터리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가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1kg당 200kWh 대 수준이라면, 전고체 배터리는 400kWh 대 수준으로 약 2배 이상 높다. 만약 같은 무게와 크기의 배터리를 장착한다고 가정하면, 주행거리를 2배 수준으로 늘릴 수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삼성은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높이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발표했다. 삼성은 이 기술을 활용할 경우 1회 충전에 800km 주행, 1,000회 이상의 배터리 재충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판매 중이 전기차의 주행거리 2배에 달하는 거리로 전기차 보급 확대에 걸림돌이 됐던 주행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내부에 리튬 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액체 전해질이 들어 있다. 그리고 이 전해질에는 음극과 양극의 접촉을 막아주는 분리막이 있는데, 만약 분리막이 손상될 경우 화재 또는 폭발의 위험이 있다. 또한 배터리 외부 케이스가 손상되어 액체 전해질이 외부로 누출될 경우에도 화재의 위험성이 있다. 때문에 리튬이온 배터리는 원통형, 각형 같은 규격화된 사이즈로 만든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겔(Gel) 타입 전해질과 파우치 케이스를 사용하는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해 비교적 자유로운 모양으로 배터리를 만들 수 있지만, 화재의 위험, 분리막의 적용 등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분리막도 필요 없고, 외부 손상으로 인한 전해질 누출의 우려가 없어 안전성이 매우 높은 장점이 있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제격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의 단점 중 하나는 겨울철 낮은 온도로 인해 주행거리가 감소하는 것이다. 이는 배터리 내부 액체 전해질이 온도에 영향을 받아 리튬 이온의 이동에 영향을 주고,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배터리 방전 효율이 떨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충전 효율도 떨어뜨려 충전시간 역시 길어진다.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히트 펌프, 배터리 히팅 시스템을 적용하지만, 전기차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된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온도에 따른 영향이 적다. 저온 상황에도 상온 상황과 동일한 효율을 발휘한다. 덕분에 겨울철 배터리 효율을 유지하기 위해 배터리 히팅 시스템, 히트 펌프와 같은 부가적인 옵션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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