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브랜드의 단일 모델보다 부족한 전체 판매량
지난 5월 쉐보레가 국내 시장에서 한 달 동안 판매한 차량 대수는 총 5,990대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현대, 기아차 독과점 시장인 것을 감안해도 국내 전체 브랜드 중 가장 낮은 실적이다. 심지어 브랜드 전체 판매량이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 모델인 제네시스 G80의 단일 모델 판매량 7,582대보다 적다.
쉐보레는 지난해 12월 수입차 협회 가입을 통해 미국 수입 모델(카마로, 콜로라도, 트래버스 등)을 수입차로 공식 인정받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했지만, 판매 실적은 계속해서 감소 중이다. 그나마 경차인 스파크가 지난달 2,065대가 판매되어 판매량 견인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국산차 전체 판매량과 비교하면 24위로 매우 저조한 편이고, 수익률이 낮은 경차임을 고려하면 좋은 소식만은 아니다.
게다가 지난달 스파크 외에 1,000대 이상 판매된 모델이 없다. 올해 1월 출시한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조차 956대가 판매되어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 3월 3,187대, 4월 1,751대가 판매되며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판매량이 계속해서 급감하는 원인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생산 차질, 수출 물량 배분 등의 원인이 있지만, 가장 치열한 소형 SUV 시장에서 판매량이 지속해서 떨어지는 상황 자체가 모델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이전부터 국내 소형 SUV 시장 성장을 이끌어왔던 트랙스는 지난달 760대가 판매됐다. 트랙스는 트레일블레이저 출시와 함께 단종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우수한 가성비를 앞세워 꾸준히 판매 중이다. 하지만 출시된 지 7년이 넘었고, 경쟁이 치열한 소형 SUV 시장 속에서 판매량 확대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수입으로 판매 중인 콜로라도, 트래버스, 이쿼녹스는 각각 478대, 372대, 114대가 판매됐다. 미국 정통 픽업트럭인 콜로라도와 대형 SUV 트래버스는 수입 모델임을 감안했을 때, 판매량이 급격히 확대되길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트래버스는 최상위 레드라인 트림에 수요가 몰려 원활한 공급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단 시장도 열악하긴 마찬가지다. 세단은 유일하게 중형 세단인 말리부를 판매 중인데, 지난달 822대가 판매됐다. 그나마 올해 중 가장 많이 팔린 기록이다. 중형 세단 시장은 작년 4월 현대 8세대 쏘나타와 12월 3세대 K5가 출시되며, 우수한 편의사양과 안전사양으로 국산 중형차 점유율을 독과점하고 있다.
쉐보레는 이번 6월 개별소비세 70% 인하 정책 만료를 앞두고, 트레일블레이저 내수 물량을 확대를 통해 신차 인도 시간을 단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레일블레이저 판매량 확대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함께 브랜드 전체 판매량 확대가 가능할지 기대된다.
오토버프(kiyeshy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