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디자인·성능 모두 잡은 샤오미의 첫 SUV 전기차 'YU7'
중국의 IT 공룡 샤오미가 또 한 번의 이변을 만들어냈다. 첫 전기 SUV ‘YU7’이 공개되자마자 소비자들의 선택은 폭발적이었다.
계약 개시 단 3분 만에 20만 대가 사전 주문되며, 지난해 전기 세단 SU7으로 세운 기록을 가볍게 뛰어넘은 것이다.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독점해오던 전기 SUV 시장에서 IT 기업의 도전이 현실로 나타난 순간이었다.
YU7의 돌풍은 단순한 신차 출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계약 개시 1시간 만에 주문량은 28만 9천 대에 도달했다. 이는 샤오미가 설정한 두 가지 계약 옵션이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보증금 5천 위안으로 7일간 계약을 유지하거나, 2만 위안을 미리 납입해 구매를 확정하는 방식은 소비자의 결정을 빠르게 이끌어냈다.
무엇보다도 가격 전략이 주효했다. 시작가는 25만 3,500위안(약 4,800만 원)으로, 테슬라 모델 Y 후륜구동 모델보다 약 1만 위안 저렴하다. 명확한 경쟁 상대를 겨냥해 공격적인 가격을 내세운 전략이 그대로 적중하며, 시장은 단숨에 YU7으로 쏠렸다.
YU7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은 또 다른 이유는 외관과 체급에서 드러난다. 페라리 푸로산게를 떠올리게 하는 스포티한 실루엣과 당당한 차체 비율은 ‘IT 브랜드 SUV’라는 편견을 깨기에 충분했다.
샤오미의 독자 플랫폼 ‘모데나(Modena)’ 위에서 개발된 YU7은 전장 4,999mm, 전폭 1,996mm, 축간거리 3,000mm라는 수치를 자랑한다. 이는 경쟁 모델인 테슬라 모델 Y보다 훨씬 여유로운 공간감을 제공하며, 사실상 한 체급 위 SUV에 가까운 차체로 차별화를 이뤄냈다.
YU7은 단순히 디자인과 가격으로만 승부하지 않는다. 모든 트림에 800V 고전압 아키텍처를 기본 적용해 충전 속도에서 경쟁 모델을 압도한다.
최대 528kW급 초고속 충전을 지원하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단 12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이는 장거리 운행의 불안 요소였던 충전 시간을 대폭 단축시켜 실사용 편의성을 크게 끌어올린다.
트림 구성 또한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를 고려했다.
스탠다드 모델: 96.3kWh LFP 배터리와 후륜 모터로 315마력을 발휘하며, 1회 충전 시 830km(CLTC 기준) 주행이 가능하다.
프로 모델: 동일한 배터리에 사륜구동 듀얼 모터를 장착해 489마력, 주행거리는 770km를 기록한다.
맥스 모델: 101.7kWh NCM 배터리와 681마력의 성능을 갖춘 최상위 버전으로, 76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이처럼 YU7은 장거리 주행 성능과 고출력 퍼포먼스를 동시에 확보하며,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선택지를 제시했다.
YU7의 성공은 이미 치열한 중형 전기 SUV 시장에 불을 지폈다. 올해 1~5월 동안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 Y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4%나 감소한 가운데, YU7은 물론 BYD 씨라이언 07, 지커 7X 같은 신형 모델들이 속속 합류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전기 SUV 출시를 준비 중인 상황에서, 샤오미의 파격적인 가격과 폭발적인 초기 흥행은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더라도 YU7의 시장 장악력이 판매 간섭을 일으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IT 기업의 전기차 진출이 전통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을 재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YU7의 등장은 단순한 신차가 아닌 ‘시장 게임 체인저’로 기록될 전망이다.
샤오미 YU7은 출시와 동시에 전기 SUV 시장의 균형을 뒤흔들었다. 공격적인 가격, 뛰어난 디자인, 최첨단 기술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추며 테슬라와의 정면 승부를 선언한 셈이다.
단 3분 만에 20만 대를 돌파한 주문량은 IT 기업이 전통 자동차 제조사와 경쟁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다. 향후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업계의 시선은 모두 YU7에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