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지르기 금지 구간, 실수 아닌 중과실… ‘12대 중범죄’로 형사처벌까지
도로 위 느린 차를 만났을 때, 추월은 누구나 유혹받는 선택이다. 하지만 그 순간, 무심코 지나치는 붉은 원 안의 두 대 차량 그림—‘앞지르기 금지 표지판’—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면 당신은 단 한 번의 판단 실수로 범법자가 될 수 있다. 앞지르기 금지 위반은 단순한 교통위반이 아닌, 사고 발생 시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무거운 법적 책임이 따른다.
도로교통법 제22조에 따라 앞지르기 금지 구간에서의 위반은 승용차 기준 6만 원, 벌점 30점이 부과된다. 벌점 40점부터 면허 정지가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 한 번의 위반이 사실상 ‘면허 정지 직전’의 경고탄인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사고 발생 시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은 앞지르기 금지 위반을 ‘12대 중과실’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어, 피해자와 합의를 하거나 보험이 적용되더라도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다. 실수가 아닌 중범죄로 간주돼, 최대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앞지르기 금지 구역은 결코 무작위로 지정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세 곳은 다음과 같다.
① 시야 확보가 어려운 커브길과 언덕 정상
운전자는 상대편 차선을 전혀 볼 수 없는 상태에서 반대편 차량과 정면충돌할 수 있다.
② 돌발 변수가 많은 교차로·횡단보도·철도 건널목
추월 중 가속한 순간, 예기치 않은 보행자나 좌회전 차량과 충돌할 가능성이 커진다.
③ 회피 공간이 없는 터널·교량
좁고 폐쇄된 구간에서는 접촉 사고가 곧바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표지판 하나에도 도로 설계자들의 치밀한 계산과 수많은 사고 데이터가 녹아 있다.
앞지르기 금지 표지판은 운전자의 자유를 제한하는 억압이 아니다. 그것은 과속보다 위험한 한순간의 ‘추월 본능’을 억제시키는 도로 위의 최후 방어선이다.
지금도 많은 운전자들이 “조금만 앞질러 가면 되겠지”라는 방심 속에 자신도 모르게 전과자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가장 안전한 운전자는 신호에 순응하는 사람이 아니라, 도로가 보내는 ‘경고’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다. 앞지르기 금지 표지판, 그 작고 단순한 그림 속에 당신의 운전 인생이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