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톤 트럭과 충돌에도 전원 생존… 아이오닉 5가 보여준 전기차 안전기준
물리 법칙을 무시한 듯한 사고가 미국에서 벌어졌다. 시속 96km로 달리던 거대한 픽업트럭이 멈춰 선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았지만, 그 안에 타고 있던 쌍둥이 유아와 보호자는 가벼운 찰과상만 입고 스스로 걸어나왔다.
처참히 찌그러진 차량의 정체는 다름 아닌 국산 전기 SUV, 현대차 아이오닉 5였다. 놀라운 생존률의 배경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과, 현대차가 전기차 안전성에 걸어온 집념이 있었다.
사고 당시 아이오닉 5는 3톤이 넘는 GMC 시에라 2500 픽업트럭의 무게에 고스란히 짓눌렸다. 후면 트렁크는 완전히 구겨졌고, 지붕과 C필러까지 안으로 밀려 들어간 상황. 누가 봐도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충돌이었지만, 차 안의 생명은 모두 온전히 지켜졌다.
비결은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충돌 대응 철학에 있었다. 차체는 ‘찌그러질 곳은 확실히 찌그러지고, 지킬 곳은 끝까지 지킨다’는 명확한 원칙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실제로 뒷좌석 문은 정상적으로 열렸고, 쌍둥이들이 앉아 있던 카시트와 그 주변은 충격에도 흔들림 없이 원형을 유지했다.
이 사례는 전기차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막연한 불안을 해소하는 결정적 증거가 되었다. 특히 후방 충돌에서의 구조적 대응력은, 내연기관차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전기차의 새로운 강점을 보여준다.
E-GMP는 단순히 단단한 플랫폼이 아니다. 사고 순간, 탑승자를 지키기 위해 의도된 ‘파괴’를 감수하는 철저한 계산이 숨어 있다. 첫 단계는 리어 멤버와 차체 하단이 의도적으로 찌그러져 충격 에너지를 흡수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실내로 충격이 전달되는 시간을 지연시켜, 순간적인 압박을 줄인다.
두 번째 방어선은 ‘세이프티 존’이다. 승객 공간은 1.5GPa급 초고장력 강판으로 둘러싸여 있어, 사실상 장갑차 수준의 방어력을 제공한다. 이 구조 덕분에 차량 외부가 찌그러졌어도 내부 공간은 무너지지 않았다.
마지막 단계는 전기차만의 전용 설계가 돋보인다. 배터리 팩이 차체 하부에 넓게 배치되어, 충돌 시 차체 강성을 높이는 척추 역할을 한다. 이는 하부나 측면 충격에도 버틸 수 있는 구조적 이점을 만들어낸다. 실제로 이번 사고에서도 배터리 손상이나 화재는 일절 발생하지 않았다.
아이오닉 5의 안전성은 실전에서만 입증된 것이 아니다.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의 충돌 테스트에서도 아이오닉 5는 가장 높은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를 획득했다.
이 등급은 단순한 충돌 회피 능력뿐 아니라, 차량이 충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탑승자를 보호하는지에 대한 평가가 포함된다.
특히 가장 통과하기 까다롭다는 ‘스몰 오버랩 테스트’를 완벽히 소화했다는 점은, 아이오닉 5의 구조적 강인함과 설계 완성도를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다.
이 테스트는 차량의 운전석 전방 모서리 일부만 충돌하도록 설계된 고난도 시험으로, 실제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고를 반영한 기준이기도 하다.
한 운전자의 SNS 후기는 광고보다 강렬한 울림을 전했다. “우리는 살아있습니다. 아이오닉 5 덕분입니다.”라는 이 짧은 글은,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특히 배터리 안전성과 구조적 강도에 대한 의심—을 단번에 잠재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