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적재함 탑승, 단순한 관행이 만든 비극… 멈춰야 하는 이유
아직도 이 장면이 익숙한가. 새벽의 인력시장, 농촌의 들판, 공사 현장의 뒷길. 1톤 트럭 짐칸에 몸을 싣고 위태롭게 이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들 그렇게 한다’는 말로 정당화되는 이 위험한 관행은 명백한 불법이자,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다. 불편함보다 편의를 택한 결과는, 너무나 쉽게 비극으로 돌아온다.
도로교통법은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차량의 화물 적재함에 사람을 태우고 운행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4만 원’이라는 범칙금에 머문다. 4톤 이하 화물차 기준, 그저 ‘벌금 내면 끝’이라는 인식이 위험한 탑승을 부추기고 있다.
사고가 나면 그 대가는 상상 이상이다. 안전벨트도, 에어백도, 손잡이조차 없는 적재함에서 탑승자는 무방비로 도로 위에 노출된다.
2024년 제주 구좌읍에서는 과속방지턱을 넘던 트럭에서 작업자가 튕겨져 나가 심정지 상태에 빠진 사고가 실제 발생했다. 시속 60km로 달리는 차량에서의 낙상은, 콘크리트 벽에 그대로 부딪히는 것과 다름없는 치명적 충격이다.
더 큰 문제는 사고 이후다. 보험사들은 적재함 탑승을 ‘중대한 과실’로 간주한다. 이에 따라 피해자에게 적용되는 과실상계 비율은 20~40% 수준까지 치솟는다. 다시 말해, 치료비와 보상금의 절반 가까이를 스스로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이 오히려 충분한 보상도 받지 못하는 역설적인 현실. 이는 단순히 법을 어긴 대가가 아닌, 제도의 사각지대가 만들어낸 또 다른 피해다.
일부에서는 ‘추락 방지 조치만 하면 괜찮다’는 잘못된 주장을 내세운다. 그러나 이는 법을 심각하게 왜곡한 해석이다. 도로교통법상 허용되는 적재함 탑승은 ‘경찰서장의 허가’가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며, 이마저도 국가 재난, 군사 작전 등의 특수 상황에 한정된다.
공사장 인부 수송이나 농촌의 일손 이동 같은 일상적인 상황은 해당되지 않는다. 경찰청 역시 “일반적인 인부 수송을 위한 적재함 탑승 허가는 절대 승인되지 않는다”며 “우리가 흔히 보는 모든 형태의 적재함 탑승은 100% 불법”이라고 단언한다.
화물차 적재함은 짐을 위한 공간이지, 사람이 앉을 자리가 아니다. 4만 원의 범칙금보다 무거운 건 한 사람의 생명이며, 단 한 번의 방심이 가정과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다.
운전자라면 동승자의 안전을 위해, 탑승자라면 자신의 생명을 위해 ‘습관처럼 행해진 불법’을 당연히 거부해야 한다.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방치된 이 후진적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강력한 처벌과 제도적 개선이 절실하다.
그 어떤 편의도, 관습도, 인간의 생명보다 앞설 수 없다. 지금 당장, 화물차 적재함 탑승은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