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못 본다”… 북미서 사라진 마지막 에디션

렉서스 LS, 250대 한정판 ‘헤리티지 에디션’으로 36년 역사 마감

by 오토스피어
lexus-ls-discontinued-north-america-heritage-edition-sales1.jpg 렉서스 LS / 사진=렉서스


1989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긴장시킨 조용한 혁명이 시작됐다. 그리고 2025년, 그 혁명의 상징이 조용히 퇴장한다. 렉서스의 플래그십 세단 LS가 북미 시장에서 단종되며, 한 시대의 끝을 알렸다. 단 250대 한정 생산되는 ‘LS 헤리티지 에디션’을 마지막으로, LS는 이제 역사 속 모델이 된다.


제네시스에도 밀렸다… ‘명차’ LS의 판매 참패

lexus-ls-discontinued-north-america-heritage-edition-sales2.jpg 렉서스 LS / 사진=렉서스


렉서스 LS는 2025년 상반기 북미 시장에서 단 691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후발 브랜드인 제네시스 G90이 706대를 팔며 LS를 앞질렀고, 벤츠 S-클래스(약 8,000대), BMW 7시리즈(약 6,000대)와는 비교 자체가 어려운 수준이다.


단종 발표와 함께 공개된 ‘헤리티지 에디션’은 블랙 바디와 레드 인테리어의 조화, 전용 엠블럼과 20인치 휠 등으로 마지막 모델만의 상징성을 부여했다. 그러나 그것은 영광의 복원이라기보다 쓸쓸한 작별의 상징처럼 보인다.


V8의 작별과 정체성 상실… 5세대부터 흔들린 명성

lexus-ls-discontinued-north-america-heritage-edition-sales3.jpg 렉서스 LS 실내 / 사진=렉서스


LS는 5세대 모델부터 큰 변화를 겪었다. 상징이던 V8 자연흡기 엔진 대신 3.5리터 V6 트윈터보(421마력)와 하이브리드 시스템(359마력)이 주력으로 탑재됐지만, 고객층의 기대와는 어긋났다.


럭셔리 세단의 정체성이었던 부드럽고 정숙한 주행감보다 스포티함을 강조한 세팅은 오히려 기존 팬들에게 낯설게 다가왔고, 기술적으로도 경쟁 브랜드 대비 특별한 강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G90의 디자인 혁신, S-클래스의 기술력 속에서 LS는 어중간한 입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마지막 모델에 담긴 헌사, 그러나 돌아오지 않는 영광

lexus-ls-discontinued-north-america-heritage-edition-sales4.jpg 렉서스 LS 실내 / 사진=렉서스


렉서스는 LS의 마지막을 기념하기 위해 ‘헤리티지 에디션’에 모든 정성을 쏟았다. 외관은 ‘나인티 누아’라는 진한 블랙 컬러로 마감되었고, 실내는 강렬한 ‘리오하 레드’ 가죽으로 감싸져 플래그십의 존재감을 강조한다.


여기에 23-스피커 마크 레빈슨 오디오,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전용 엠블럼 등 최고급 옵션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가격은 약 9만 9,280달러(한화 약 1억 3,946만 원)부터 시작되며, ‘마지막 LS’의 상징성을 더한다. 하지만 아무리 세심하게 구성된 한정판이라 해도, 무너진 브랜드 충성도와 변화된 시장 흐름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lexus-ls-discontinued-north-america-heritage-edition-sales5.jpg 렉서스 LS 헤리티지 에디션 / 사진=렉서스


LS의 퇴장은 단순한 모델 단종이 아니다. 이는 세단 중심이던 프리미엄 시장이 SUV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음을, 그리고 한때 시장을 뒤흔든 모델도 변화하지 않으면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렉서스는 향후 차세대 ES를 사실상의 플래그십 세단으로 재정비하고, 고수익 SUV 라인업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LS 500과 LS 500h가 판매되고 있지만, 북미 시장에서의 단종은 이 모델의 역사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조용히 시작된 혁명이었던 만큼, 조용히 막을 내린 LS. 그의 마지막은 한 시대의 종언이자, 프리미엄 세단 시장의 새로운 권력 교체를 상징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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