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급성장 속, 수입 브랜드 주도… 국산차의 반격은 가능할까
전기차는 한때 불안한 배터리 이슈와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그 흐름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신차 5대 중 1대가 전기차일 정도로 급격한 전환이 이뤄지는 가운데, 이 변화의 중심에는 놀랍게도 국산차가 아닌 수입 브랜드가 자리하고 있다. 과연 소비자들은 왜 수입 전기차로 몰리고 있을까?
2025년 8월, 국내에서 등록된 신차 중 18.4%가 전기차였다. 5년 전 2.4%에 불과했던 점유율이 무려 7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업계는 이를 두고 ‘전기차 캐즘’을 넘어선 결정적 순간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 성장세를 견인한 주체는 국산 브랜드가 아니었다.
수입차 시장의 변화는 훨씬 더 극적이다. 같은 기간, 수입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39.9%로, 가솔린차의 4배에 달했다.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 메르세데스-벤츠 EQ 시리즈 등 프리미엄 전기차들이 본격적으로 출고되며, 소비자의 선택이 빠르게 수입 전기차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전체 전기차 판매량 중 국산 모델은 약 1만 2,414대로 집계된다. 기아 EV3, EV9, 현대 아이오닉 9 등 신모델이 등장하며 분명 판매는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의 분위기를 바꾼 주역은 아니었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대대적인 신차 투입과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소비자들의 인식을 전환시켰고, 이는 점유율 수치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2022년 8.2%였던 수입 전기차 점유율은 2024년 18.8%로 급등했으며, 올해는 8월까지 누적 기준 27.8%를 돌파했다. 한 전문가의 분석처럼, 이번 급성장은 단순한 반짝 유행이 아닌 구조적 변화의 신호탄일 가능성이 크다.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2025년 1월부터 8월까지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총 14만 1,986대. 현재 흐름이 지속된다면, 올해 안에 전기차 연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2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12.7%에 달하며, 연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이 숫자들이 곧 국산 브랜드의 성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수입 브랜드들이 시장의 중심축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판매는 유지하되 ‘존재감’은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소비자의 시선은 디자인, 주행성능, 브랜드 이미지 등 전통적으로 수입차가 강점을 보여온 부분에 더욱 집중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이제 대세가 아닌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그 현실을 만들어가고 있는 건 수입 브랜드들이다. 국산차가 더 이상 “불안해서 안 탄다”는 이유로 선택받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제품 자체의 경쟁력으로 소비자를 설득해야 할 때다.
2025년 하반기, 전기차 시장의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테슬라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공세에 맞서, 국산 전기차가 어떤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지, 그 전략이 향후 시장 판도를 바꾸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