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하면 전비 올라간다?”… 오너들이 헷갈린 '진실'

전기차 연비에 영향을 주는 건 ‘깨끗함’이 아니라 ‘소수성’이다

by 오토스피어
ev-efficiency-1.jpg 차량 세차 예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기차를 몰고 다니다 보면 연비, 혹은 전비(전기 연비)를 조금이라도 더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입소문처럼 퍼진다.


그중에서도 “세차를 자주 하면 공기 저항이 줄어 전비가 오른다”는 말,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이 통념, 과연 과학적으로도 맞는 이야기일까? 실험 결과와 전문가 의견을 통해 진짜 전기차 관리의 핵심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더러운 차가 연비가 더 좋다?”… 실험이 밝혀낸 의외의 결과

ev-efficiency-2.jpg 진흙으로 덮인 차량 모습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기차 전비 향상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관리로 타이어 공기압 체크와 회생제동 설정이 꼽히지만, 여기에 “세차가 공기 저항을 줄인다”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겉보기엔 논리적으로 들린다. 차량 표면의 오염물이 공기 흐름을 방해한다면, 그만큼 공기 저항이 커지고 전비는 나빠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디스커버리 채널의 ‘마이쓰버스터즈(MythBusters)’는 이와 정반대의 실험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진흙으로 고르게 덮인 차량이 오히려 깨끗한 차보다 연비가 약 10%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ev-efficiency-3.jpg 골프공 효과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결과는 ‘골프공 효과’로 설명된다. 표면에 생긴 미세한 돌기들이 공기 흐름을 조절해, 오히려 압력 저항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동차 후방의 와류를 줄여주는 방식으로 작용해, 의외의 연비 향상을 이끌어냈다.


모든 오염물이 전비에 도움 되는 건 아니다

ev-efficiency-4.jpg 공기 저항 테스트 / 사진=기아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차를 더럽게 유지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마이쓰버스터즈의 실험은 차량 표면이 ‘균일하게’ 진흙으로 덮였을 때만 유효했다. 실생활에서는 대부분 벌레 사체나 굵은 먼지, 타르 등이 표면을 불규칙하게 덮고, 이는 오히려 공기 흐름을 방해하는 돌출물로 작용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공기 저항에 훨씬 더 민감하다. 아이오닉 6, 메르세데스 EQS처럼 0.20 안팎의 Cd(공기저항계수)를 달성하기 위해 설계 단계에서 수백 시간의 풍동 테스트를 거친다. 이런 차량들은 작은 오염물 하나가 설계된 공기 흐름을 깨뜨리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세차보다 중요한 건 ‘코팅’, 핵심은 바로 소수성

ev-efficiency-7.jpg 발수 코팅 예시 / 사진=불스원블로그


전기차 오너들이 진짜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한 세차가 아니라 바로 ‘코팅’이다. 특히 발수(소수성) 코팅의 중요성은 고속 주행 시 더욱 두드러진다.


우천 시 차량 표면에 맺힌 물방울은 단순한 물이 아니라, 공기역학적 흐름을 무너뜨리는 수많은 돌출물로 작용한다. 이 물방울 하나하나가 기생 항력(parasitic drag)을 유발하며, 전비를 눈에 띄게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세라믹 코팅이나 고성능 왁스는 강력한 소수성 효과를 제공한다. 덕분에 물방울이 차체에 머무르지 않고 빠르게 흘러내리거나 튕겨 나가 공기 흐름을 방해하지 않게 된다. 이른바 ‘비딩(beading)’과 ‘시팅(sheeting)’ 현상이다. 더불어 이런 코팅은 표면 오염물의 고착도 막아줘, 장기적으로도 공기저항 증가 요인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ev-efficiency-8.jpg 기아 EV6 충전모습 / 사진=기아


전기차 전비 관리에서 단순한 ‘깨끗함’보다 중요한 것은 ‘소수성 유지’다. 무조건 깨끗하게 닦는다고 전비가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불균일한 오염물은 공기 흐름을 방해하고, 비 오는 날 물방울이 맺힌 표면은 공기저항을 극적으로 증가시킨다.


결국 핵심은 ‘세차 후 소수성 코팅’이다. 전기차를 진짜 아끼고 싶다면, 타이어 공기압과 함께 차량 표면의 물 밀어내는 능력도 꼭 점검하자. 이 작은 차이가 장거리 주행 시 수 km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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