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더 나아가기 프로젝트 - day 29
누군가와 만나기로 약속을 잡으면 그때부터 깊은 생각에 빠지는 나다.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 내가 하는 생각은 이렇다.
'아, 정말 만나기 싫다', '아,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해야 하지?', '웃기 싫은데 웃어야겠다', '나가기 귀찮다'
생각을 하고 나면 만났을 때의 상황을 시뮬레이션을 한다. (왜 이러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그저 긴장을 해서 그렇다고 치자)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약속일이 된다. 당일이 되어도 정말 만나고 싶지 않다면 혹은 정말 집 밖에 나가기 귀찮다면 당일에라도 취소를 한다. (욕을 엄청 얻어먹었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만나고 열심히 웃고 떠든다. 대화를 나누면서 상대의 표정을 살피고 리액션을 하고 바로 이어서 어떤 얘기를 할지 생각하다 대화의 흐름을 놓치기도 한다. 그렇게 어영부영 넘어가면 피곤함이 밀려온다. 그럼 집에 갈 타이밍을 살핀다. 언제 이 자리에서 일어날지 아니면 다음 코스로 가자고 얘기할지 살핀다.
자, 내 상황을 읽은 당신은 내게 어떤 말을 할 것인가?
'아니, 그럼 처음부터 약속을 안 잡으면 되는 거 아닙니까?'
: 네 그럼 되죠! 그래서 거절을 한 경우도 있고요. 먼저 연락해준 게 고마워서 만나는 경우도 있어요. 근데 계속 거절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계속 거절하기는 그래요. 그러다 외톨이가 돼요. 그리고 혼자 만나는 게 아니라면 더 빠지기가 그렇고요. 소외감이 들기도 하고 그렇게 계속 빠지다 보면 소속감을 잃게 되고 그 사람들이 더 이상 나에게 관심 가져 주지 않을 거예요.
뭐 오랜만에 만나는 사이라면 어색함에 그럴 수 있어요.
: 매일 연락하는 사이에도 그렇습니다.
둘이서 만나건 단체로 만나건 그 자리에 있는 거 자체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상대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저 뭔가 말을 해야 하고 웃어야 하고 공감해야 하는 상황들이 에너지를 쏟게 하니까 힘이 드는 것이다.
오랜만에 사람을 만나러 가게 됐다. 하루 종일 무기력한 이유를 찾은 것이다. 벌써부터 걱정이 밀려온다. 이럴 때마다 스스로가 답답하고 이상한 사람이라고 여겨진다. 참 성격 별나다. 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