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슬바람 Nov 03. 2021

정차하지 않고,

더 자고 싶어도 직장인은 주말에도 일찍 눈을 뜬다. 다시 눈을 감고 꿈틀꿈틀거리고 싶지만 11시 진료이기 때문에 가운을 입고 몸을 깨우기 위해 따뜻한 물에 퐁당 들어간다.


버스차고지 앞에서 10분간 버스를 기다린다음

50분간 버스를 타고 목동에 있는 병원까지 간다.


제일 좋아하는 자리에 앉아 턱이 빠질 듯이 하품을 하고 핸드폰은 집중모드를 켜고 소녀시대 노래를 들으며 2주간 있었던 일과 얘기하고 싶은 것들 혹은 물어보고 싶은 것들을 차곡차곡 정리한다.


때론 먼지가 앉아 차마 꺼내기 좀 그런 것들도

한 번 쓱 꺼내 정리해보고, '에잇- 이건 안 건드릴래. 아직 아냐' 하며 생각을 정리한다.


50분을 금방 흘러가게 하려면, 핸드폰을 보지 않고 버스 밖 사람들을 구경하면 된다.

시장 근처를 시나 가면 사람들이 뭘 사나 구경하고

교통경찰이 나와 교통정리를 하면

'아휴, 좀 막히네' 하고

버스를 타려고 뛰어가는 사람에게

'뛰어라, 뛰어라!!' 하고

자동차 경적소리를 내며 끼어들기를 하는 운전자에겐 '뭐 이리 급할까' 하며

재개발로 건물을 무너뜨려 새로 올라가는 건물을 보며 '저긴 마일까' 하고

 스타일의 옷을 은 사람을 보면

' 옷은 어디서 사지' 하고

그렇게 햇살을 맞으며 잠시 눈을 감고 있으면

목동 병원에 도착해있다.



한순간의 일들로 나는 치료 전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그럴 땐 남들보다 느리지만 나도 조금 노력하며 살고 있음을 스스로 잊지 않았으면 한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종종 죽음을 생각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