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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슬바람 Sep 09. 2023

비참했을 권민주에게

드라마 <너의 시간 속으로>(2023)

대만드라마 원작인 <상견니>의 리메이크작인 <너의시간속으로>가 2023년 9월 8일 넷플릭스에 업로드됐다.

상친자라는 열풍을 일으킬 만큼 상견니의 인기는 컸으니 리메이크작인 <너의시간속으로>의 기대는 정말 컸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오늘 내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아쉬웠던 부분이 아니라, 드라마 속 캐릭터에 대해서다.


여주인공인 권민주, 한준희는 다른 사람이다. 먼저 권민주는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친구를 사귀어보려고 노력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친구 한 명 만들기도 어려웠고 다가오는 친구도 없었다. 

민주의 부모님은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이혼 얘기를 하면서 동생인 도훈이를 서로 데려가겠다고 싸웠다. 언제나 동생보다 뒷전이었던 민주였다.

좋아하는 남자애 남시헌에게 다가가는 건 민주에겐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늘 움츠려 들고 사람의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는 민주에게는 한준희라는 사람이 찾아왔을 때, 민주에게는 많은 변화가 생긴다.


한준희는 밝고 잘 웃는 사람이다. 회사생활도 잘하며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원만하다. 사람의 눈을 피하지 않고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전달한다. 그런 한준희가 민주의 몸에 들어왔을 때, 친구가 생겼고 단짝친구도 생겼다. 엄마는 자신에게 다정하게 얘기해 주며 동생 도훈이는 누나의 말도 잘 듣는다.



자신과 같은 얼굴이지만 다른 머리스타일, 다른 걸음걸이인 한준희를 보며, 한준희에게 다가오는 친구들을 보며, 한준희를 사랑하는 남시헌을 보며 권민주는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나는 비참했을 거 같다.

비참하다의 단어 뜻을 알아봐야 했다. 


[비참하다]

1. 비참하다(형) 더할 수 없이 슬프고 끔찍하다.

유의어: 끔찍하다, 무참하다, 암흑하다

2. 비참(명) 더할 수 없이 슬프고 끔찍함.

유의어: 슬픔, 암흑, 참담


자신이 바랐던 것들을 갖고 있는 한준희를 보며, 자신이 노력을 해도 얻을 수 없었던 것들을 이뤄내는 한준희를 보며 권민주는 슬픔을 넘어서 비참했을 거 같다. 더할 수 없이 슬펐을 거 같다.

그래서 권민주에게 미안했다. 권민주는 제3자가 보기에도 다가가기 어려워 보였다. 늘 혼자있고 웃지도 않고 어두운 느낌. 그래서 권민주의 얘기가 어서 끝나고 다시 한준희가 돌아오기를 바랐다.

권민주 자체를 좋아해주지 않아 미안했다. 사람의 모습은 다 다른 것인데 다른 모습을 좋아해주지 못했다.

 



권민주: "한준희, 나는... 너를 미워하지 않아. 나는... 나는 그냥 내가 제일 미워."

권민주의 대사와 상황이 너무나 이해가고 공감이 갔던 것은 권민주를 보며 나의 어떤 면을 봤기 때문일거다.

노력을 해도 얻을 수 없을 때는 충분히 노력을 했으니 괜찮다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힘이 들때는 옆을 보자.

앞만 보고 나만 보다가 옆을 무엇이 있는지 놓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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