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더 나아가기 프로젝트 - day5

by 소슬바람

제주 소심한책방에서 구입한 임계장이야기

<임계장 이야기>는 63세 임시계약직 노인장의 노동 일지이다. 저자 소개는 이렇다.


38년간 공기업 정규직으로 일하다 2016년 퇴직 후 4년째 시급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버스 회사 배차 계장, 아파트 경비원, 빌딩 주차관리원 겸 경비원을 거쳐 버스터미널에서 보안요원으로 일하다 쓰러져 해고되었다. 7개월간의 투병 생활 이후 지금은 주상복합건물에서 경비원 겸 청소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 책을 알게 된 건 제주도에서 서점 투어를 할 때 만나게 됐다. 책방지기의 느낀 점이 맘에 들어 구입했고, 불안정한 미래의 삶을 이 책을 통해 엿볼 수 있을까 해서 구입했다.


아직 책을 다 읽지 않은 상태지만, 오늘의 글쓰기도 해야 하고 오늘 읽은 부분을 곱씹어 보고 싶어서 글감으로 데려왔다.


신축 아파트가 아닌 낡은 아파트에서 일했던 저자는 온갖 갑질을 당했다. 음식물 쓰레기통 안을 닦을 땐 물을 세게 틀어야 통 안에 달라붙은 음식물이 씻겨나간다. 근데 한 주민이 물을 펑펑 쓴다며 반말에 삿대질에 너 내가 가만 안 두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갔다. 읽는 내내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리고 사실 음식물 쓰레기통을 닦는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관심도 없었지만 너무 지저분한데 그걸 누가 하나? 하는 생각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부끄러워졌다.

손글씨로 적은 부분은 한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저자가 동료 경비원에게 들은 말이다. 아파트 정문에는 출입 차량을 통제하는 차단기가 있는데, 낡은 아파트라 차량번호 식별 장치가 없기 때문에 경비원이 수동으로 올렸다 내렸다 해줘야 한다. 초소 근무가 끝나면 차단기를 올려놓고 근무지로 돌아가면 되는데, 아이들이 초소에 들어와 차단기 자동모드를 '수동 잠김'으로 해놔 차단기가 내려가 있던 것이다. 차단기가 내려가 있으니 차량이 진입할 수 없게 됐고, 이 때문에 저자는 관리사무소로 불려 갔다.


관리소장은 바로 해고하겠다고 했으나 다른 경비원이 경로 당일로 주민들과 싸우는 일이 일어났고, 그 때문에 그만두자 저자는 해고당하지 않았다.


해고를 당하지 않았지만 관리사무소에서 이유 없는 질책은 계속됐다.

읽는 내내 생각에 잠겼다. 나는 경비아저씨를 어떻게 대했나였다. 원만하게 지냈던 거 같지만 갑질을 부렸던 기억은 없다. 아니 어쩌면 나도 모르게 그랬을 수도 있다. 사람의 기억은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하니 말이다.


세계일보,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http://naver.me/FdFxCt1U

경비원은 사람이다. 경비원도 사람이다. 경비원은 내 아랫사람이 아니다. 경비원은 우리 아파트를 관리해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기억하자. 기억하고 되새기자


매거진의 이전글한 걸음 더 나아가기 프로젝트 - day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