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배세] 슬기로운 의사생활 - 대사 캘리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

by 소슬바람

오늘은 우주를 돌봐주는 이모님의 따님이 오는 날이었다. 우주와 함께 자고 있는 익준. 전화벨이 울린다. 병원이다. 환자의 상태를 묻고 전화를 끊은 채 우주의 상태를 살핀다. 아무래도 우주가 아픈 듯하다.

익준이 병원에 가야 하는데, 누군가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정원인가? 아님 준완이? 음... 익순이?? 그러기엔 너무 먼데... 하는 사이 화면이 전환되고 익준이 병원에 갔다가 돌아온다.

이게 뭐라고, 신발장에 가지런히 놓아져 있는 두 켤레의 신발이 너무 좋다.

우주는 송화와 함께 누워있다. 누군가가 송화였다.

우주가 잠들고 송화는 방에서 나온다.

익준은 누룽지를 끓이며 송화에게 묻는다. 누룽지 어때? 그러자 송화는 답한다. 아침엔 누룽지지

화면이 전환되며 둘은 자연스럽게 같이 상을 차린다.

그동안 99즈는 같이 밥을 먹었지만, 익송이 함께 밥을 먹는 건 이번이 두 번째이다.

송화는 자연스레 우주의 상태를 얘기한다. 새벽에 아이의 열을 내리기 위해 엄마에게 전화해 방법을 물어봤다는 송화의 얘기에 익준은 미안해한다. 하지만 그 모습이 꼭 부부의 모습과 같아 보여 괜스레 미소를 지었다


송화는 익준에게 자신이 최근 자기 자신에게 준 선물이라며 화목난로를 보여줬다. 그리곤 익준에게 물었다. 넌 널 위해 뭘 해주냐고. 익준은 멈칫하더니 마음 깊숙이 있던 그 말을 꺼낸다.


난 이렇게 너와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걸 내게 선물해준다고. 송화는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본다. 거절의 의사는 아니었지만 그 마음을 아는 익준은 밖에 비 온다고 화제를 돌려준다.


송화는 방긋 웃으며 창문을 열어도 되냐 묻곤 창문을 열러 간다.

따뜻한 누룽지를 먹으며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은 익준의 모습이 좋았다.


더할 나위 없이 자연스러웠던 이 둘의 상차림 모습도 좋았다. 누가 봐도 부부의 모습이었다.




나는 날 너무 잘 아는 사람이 있으면 불편해했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인지 아는 사람. 괜히 내 모습을 들킨 거 같아 불편했고, 그런 사람이 있으면 마음을 열었다가 끝내 닫곤 했다.

근데 이 둘의 모습을 보면서 아주 조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비 온다는 말을 듣고 바로 송화가 생각난 익준처럼, 차 없는 송화를 수술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준 익준처럼, 우주가 아플 때 자기가 시선을 돌려야 할 때 옆에 있어준 송화처럼 그렇게 정말 서로를 잘 아는 사람이 내 옆에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부자가 된 느낌일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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