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브래지어 던져봐요.
지금의 나는 브래지어를 하지 않는다. 브래지어를 처음 안 하고 밖으로 나간 것은 대략 2017년 겨울쯤이었을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생각은 안 나지만 원래 여름을 제외하곤 나시 위에 티셔츠를 입거나 반팔 위에 긴팔을 입는다. 그래서 그런지 브래지어 하나 안 한다고 티가 나겠어?라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브래지어를 안 하고 출근하는 길. 지옥철에서 사람들과 밀착해서 서있었다. 그러자 자연스레 내 손은 가슴으로 향했다. 내 시선은 계속 가슴으로 향했다. 혹시 티가 나갈까 봐. 혹시 내 앞을 지나가는 사람이 알아차릴까 봐.
정말 티는 나지 않았지만 나는 계속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출근하자 친한 동료들에게 '나 오늘 브라 안 했다?'라고 말했더니 '응? 나도 안 했는데? 전 원래 겨울에는 브라 안 해요'라고 답하는 동료에게 방긋 웃어 보였다. 그 이후로 종종 아니 두꺼운 옷을 입을 때면 난 속옷을 착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계절이 바뀌고 여름이 되고 다시 브래지어를 착용했다. 다시 계절이 바뀌고 긴팔을 입기 시작할 때가 되자 나는 다시 브래지어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출근을 준비하면서 나시를 입고 위에 얇은 블라우스를 입었다. 블라우스가 얇아서 그런지 왠지 티가 나는 거 같았다. 하지만 뚫어지게 봐야 보이는 거 같아 그냥 이렇게 입고 출근을 하려고 했다. 그러자 엄마가 날 보더니 가슴이 다 보인다며 화를 냈다. '속옷이 없냐', '그러고 가면 어떡하냐' 하며 아침부터 화를 내는 엄마를 진정시키기 위해 일단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회사로 향했다. 그 이후로 엄마는 속옷을 사줬고, 나는 얇은 옷을 입을 때는 다시 와이어가 있는 속옷과 스포츠브라, 와이어리스 브라, 브라렛을 번갈아 입었고 두꺼운 옷을 입을 땐 다시 집어던졌다.
한 여자 연예인이 노브라인 상태에서 나시를 입은 채 개인 SNS 계정에 사진을 올려 기사가 크게 났었다. 기사를 보고 든 생각은 '와.... 티... 날 텐데.....?', '그래도 그.... 패치라도 붙이지......'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평소 예쁘고 정말 예쁘고 정말 이상한 내가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대단한 사람이었다.
나는 이제 얇은 옷을 입을 땐 브래지어를 하고 두꺼운 티셔츠를 입을 때는 브래지어를 하지 않는다. 브래지어를 안 하는 날 보며 엄마는 가슴이 쳐진다. 그래도 20대엔 가슴이 좀.. 어?.. 그래야 한다. 속옷을 파는 직원도 와이어가 없는 걸 착용하면 가슴 옆 부분이 쳐져서 모양이 예쁘지 않다고 말한다. 그랬다. 여성의 가슴은 봉긋해야 하고 커야 했고 모양을 유지해야 했고 보여선 안되고 보이면 음란한 것이었다.
이젠 내 생각은 달라졌다. 이제 그냥 내 몸이 편한 대로 살기로 했다.
가슴이 나와있기 때문에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것인데, 그럼 남자들 중에 가슴이 많이 나온 사람들은 왜 브래지어를 안 하지?라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이 말을 듣는 어떤 사람들은 나에게 공격적인 말을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