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더 나아가기 프로젝트 -day11

by 소슬바람
의도하지 않은 무례


마트 주류 코너에서 맥주를 꺼내고 있었다. 맨 윗 칸에 있던 맥주 6캔은 꺼내기 힘들었다. 그때 두 남자가 주류 코너로 들어왔다. '뭐 살까? 오비? 아님 카스?' 하면서 일행과 걸어오던 남자는 나를 보더니 "꺼내드릴까요?"라고 물었다. 내가 있던 곳이 카스가 있던 쪽이라 아무래도 내가 빨리 안 꺼내니 도우려고 했던 거 같다.

나는 "어우, 감사합니다"하며 그냥 내가 맥주를 꺼냈다.

남자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그냥 맥주를 꺼내는 날 보며 "어우, 그냥 빼시네"하며 말했다.


나는 지나가며 "오비 다 떨어졌어요. 오비 이거 하나 남았어요"하며 발로 맨 밑 칸에 있는 오비 맥주를 가리키며 주류 코너에서 빠져나왔다.


순간적으로 한 행동에 당황했지만 아무렇지 않게 그냥 빠져나온 내가 너무 창피했다.

바로 사과를 했어야 했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냥 온 건지 집으로 오는 내내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와 엄마와 언니에게 아까 있던 일을 말했더니, 엄마는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그래서 평상시 행동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집에서도 아빠가 리모컨을 달라고 하면 던지거나 발로 툭 치거나 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집에서만 했던 행동을 밖에서. 그것도 초면에. 굳이 말을 섞을 필요가 없었는데 도와주겠다는 말을 꺼낸 그분께 고마웠다면 오비맥주의 행방만 알려주고 오지 왜.. 발을.. 썼을까.


오늘을 계기로 집에서부터 행동교정을 해야겠다. 무례함이 습관이 되면 너무 공포스럽다는 걸 알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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