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배세] 응답하라 1988 - 대사 캘리

by 소슬바람

선우의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그래서 철이 일찍 든 걸까? 선우는 성품이 올곧고 너무나 선하다. 전교회장에 인성은 훌륭하고 교우 관계도 우수하다. 엄마를 사랑하고 엄마가 자신 때문에 힘든 것이 너무 싫어 고생시키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는 듯하다. 하나 있는 여동생 진주를 너무 사랑한다. 그리고 참 아낀다. 언제나 저녁은 집에서 먹으려 하며 진주와 같이 놀 시간도 늘 빼둔다.


엄마와 선우는 비밀이 없다. 어떤 일이든 엄마에게 줄곧 잘 말하는 선우, 엄마 또한 화나는 일이 있거나 재밌는 일이 있으면 선우와 함께 공유하고 수다를 떤다. 그렇게 둘에겐 비밀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비밀이 생겼다. 엄마가 나 몰래 목욕탕에서 일을 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자신을 제외한 다른 동네 어른들은 다 알고 있다. 택이 아버지와 선우 엄마는 동네 오빠 동생 하던 사이라 원래도 친하다. 근데 유독 요즘 더 가까운 것 같다.

선우 여자 친구인 보라는 왜 아저씨를 싫어하냐고 묻는다. 그러자 선우는 싫어하지 않는다고 한다.


방 안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선우. 서운하지 않냐는 선우의 질문에 아버지는 서운하지 않다고 답한다. 그저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그거면 된다고.


이제야 알게 된 자신의 마음. 아버지를 너무나 사랑하고 어머니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그래도.. 아버지의 자리를 누가 대신한다는 것은 바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홀로 마음을 정리하고 엄마에게 자신의 마음을 얘기해주는 선우. 엄마가 행복했으면 하는 건 선우도 마찬가지였으니까. 먼저 엄마에게 자신의 마음을 보여준 선우가 대단하고 참 어른스럽다. 참.. 저 아이의 성품이.. 대단하다..

선우는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정리할 때, 택이 아버지도 슬슬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지금까지 본 드라마에서는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통보식으로 재혼하고 싶은 사람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응팔에서 재혼가정을 풀어내는 방식이 참 좋았다.

당사자들의 마음이 먼저고 둘의 마음이 맞아야 살림을 합칠 수 있는 거지만 자식들의 마음도 중요한 거니까. 먼저 의견을 물어봐주고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저 이들의 방식이 좋다.


소꿉친구인 이들이 이제 형제가 된다. 택이 아빠와 선우 엄마가 먼저 손을 잡기 전에 이 아이들이 먼저 얘기를 한다. 택이 엄마가 어릴 때 돌아가시고 무성(택이 아빠)은 정말 힘들어했다. 그때 그 힘듦에서 꺼내 준 사람이 선영(선우 엄마)이다. 택이는 바둑을 두러 해외에 나갈 때 아빠가 혼자서 따뜻한 밥을 먹었으면 한다고 한다.

어릴 때 나는 <사랑과 전쟁>을 정말 많이 봤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결혼을 해도 헤어지는구나', '결혼을 해도 바람이 나는구나', '결혼해도 끝이 있구나'

결혼하고 헤어져서 재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못마땅했다. 그땐 그랬다. 한 사람이 어떤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헤어지고 다시 좋은 사람을 만나 남은 인생을 말동무하며 살 수 있는 건데, 그때는 그게 드라마 속 세상 이야기였다.

그렇게 몸만 자라 어떤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아빠도 아빠의 인생이 있는 건데, 재혼할 수 도 있지'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참 많이 놀랐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생각하지 못했다. 어쩌면 그런 자극적인 드라마를 보지 않고 컸다면 생각의 폭이 좀 더 넓어지고 따뜻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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