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더 나아가기 프로젝트 - day 20

by 소슬바람

아침부터 엄마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언니와 나는 장사랑(강아지)과 함께 현충탑까지 다녀왔다. 출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부지런히 걸어가다 보면 이상하게 기분이 다운된다. 오늘은 아빠 생신이고 쉬는 날이다. 아빠가 집에 있는 날이면 사랑이가 도통 움직이질 않는다. 산책을 나가도 얼음, 땡을 반복한다. 아빠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사랑이의 모습이 그저 사랑스럽기만 하다.

평소 잘하지도 않는 할머니에게 전화도 걸었다. 할머니는 전화를 걸면 언제나 같은 말만 하신다. 언제나 같은 말. "아이고, 할머니 빨래 빨 거 있어요?라고 물어봐줘서 고맙다."

늘 쌀쌀맞고 퉁명스러운 손녀딸이 퉁명스럽게 건넨 말을 만날 때마다 하신다. 다음엔 다른 말을 건네야겠다.


아빠의 생신상에는 항상 잡채가 빠지지 않고 나온다.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잡채다. 잡채만 해주면 밥도 먹지 않고 잡채만 먹는 아빠.


언니가 아빠에게 용돈을 드렸다. 아빠는 다시 돈을 나와 언니 그리고 엄마에게 돌려주었다. 그냥 그 돈을 자신에게 쓰지 그 돈조차 자신에게 쓰지 않는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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