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 젠장, 젠장
지인과 만나기로 했다.
카톡으로 시간과 장소가 오갔다.
'고터'에서 만나잔다.
나는 오타인 줄 알았다.
아니란다.
'고속버스터미널'의 준말이란다.
'하아~' 큰 한숨 나왔다.
어느 날, 커피 주문을 하는데
80년대에 태어난 후배가 말했다.
"저는 아바나요"
순간 나는 쿠바의 '하바나'를 떠올렸다.
무슨 칵테일 이름인가 싶었는데
카페에서 칵테일을 팔지는 않으니
무슨 뜻이냐 물었더니
"아이스 바닐라 라떼요" 라 한다.
'하아~' 큰 한숨 또 나왔다.
‘하바나’가
‘하지마 바보야 나가 죽어’가 아닌 게
천만다행.
몇 달 전에는
온라인 신문기사 헤드라인에
'갑분싸'라는 단어가 들어갔길래
그 기사 댓글에 X랄 X랄 욕을 써줬다.
언어를 다루는 기자라는 인간이
'갑분싸'라는 단어를 굳이 써야 했냐고.
내가 아나운서 지망생이었기에 그런지
우리말과 글에 대해 민감한 편이다.
그러면서도 나 역시 표준어와 맞춤법에
맞지 않는 표현을 자주 쓰는 것 같아서
매우 창피할 때가 많다.
오래전에 TV에서
'환상특급'이라는 옴니버스식
외화를 방송한 적이 있다.
그 시리즈 중에
어느 날 갑자기 언어 체계가 바뀌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에피소드가 있다.
마을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의 뜻과 쓰임이 갑자기 변했는데
할아버지 딱 한 명만
옛(?) 단어를 사용하는 바람에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그 할아버지가 어린이용 동화책으로
언어를 다시 배운다는 내용이었다.
요즘 이 시대는
준말이 유난히 많은 것 같다.
언어의 사용은 현 시대상을 반영한다.
준말이 유행하는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고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필요 이상의 변화가 계속된다면
어떤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젠장, 젠장, 젠장!
이런 말을 하는 나는 꼰대인가?
#우리말 #고운말 #바르게 #사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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