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_하바나? 아니, 아바나!

젠장, 젠장, 젠장



지인과 만나기로 했다.

카톡으로 시간과 장소가 오갔다.

'고터'에서 만나잔다.

나는 오타인 줄 알았다.

아니란다.

'고속버스터미널'의 준말이란다.

'하아~' 큰 한숨 나왔다.


어느 날, 커피 주문을 하는데

80년대에 태어난 후배가 말했다.


"저는 아바나요"


순간 나는 쿠바의 '하바나'를 떠올렸다.

무슨 칵테일 이름인가 싶었는데

카페에서 칵테일을 팔지는 않으니

무슨 뜻이냐 물었더니


"아이스 바닐라 라떼요" 라 한다.


'하아~' 큰 한숨 또 나왔다.


‘하바나’가

‘하지마 바보야 나가 죽어’가 아닌 게

천만다행.


몇 달 전에는

온라인 신문기사 헤드라인에

'갑분싸'라는 단어가 들어갔길래

그 기사 댓글에 X랄 X랄 욕을 써줬다.

언어를 다루는 기자라는 인간이

'갑분싸'라는 단어를 굳이 써야 했냐고.


내가 아나운서 지망생이었기에 그런지

우리말과 글에 대해 민감한 편이다.

그러면서도 나 역시 표준어와 맞춤법에

맞지 않는 표현을 자주 쓰는 것 같아서

매우 창피할 때가 많다.


오래전에 TV에서

'환상특급'이라는 옴니버스식

외화를 방송한 적이 있다.


그 시리즈 중에

어느 날 갑자기 언어 체계가 바뀌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에피소드가 있다.


마을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의 뜻과 쓰임이 갑자기 변했는데

할아버지 딱 한 명만

옛(?) 단어를 사용하는 바람에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그 할아버지가 어린이용 동화책으로

언어를 다시 배운다는 내용이었다.



요즘 이 시대는

준말이 유난히 많은 것 같다.


언어의 사용은 현 시대상을 반영한다.

준말이 유행하는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고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필요 이상의 변화가 계속된다면

어떤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젠장, 젠장, 젠장!

이런 말을 하는 나는 꼰대인가?


#우리말 #고운말 #바르게 #사용하자



0512_0_IMG_7272.jpg 제주도 <바당봉봉> 카페에서...촬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