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 젠장, 젠장
나는 미니멀리즘을 좋아한다.
쇼핑 중독자도 아니고
유행에 민감한 패셔니스트도 아니며
명품을 선호하지도 않는다.
작은 오피스텔에 혼자 살고 있으니
소파도, 식탁도, 장식장도 없다.
그런데, 거 참 이상하다.
집구석이 어지럽다.
TV에서 본 미니멀리스트의 방은
참 깔끔하던데,
처 자식이 없어
가족 관계가 미니멀한 노총각임에도
나의 공간은 왜 너저분해 보일까?
내 공간을 어지럽히는 최고의 주범은 종이다.
학생 때부터 신문, 잡지 스크랩을 했는데
그 습관을 아직 버리지 못했다.
종이 신문과 정기 구독 잡지를 끊어서
학생 때보다는 스크랩 양이 줄었으나
온라인 신문 기사를 출력한 종이,
이런저런 간행물에서 뜯어낸 기사들,
여행을 마친 후
클리어 파일에 구겨 넣은 여행 정보들이
책꽂이 한 구석 또는 방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버리려 했고, 또 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줄어드는 것 같지가 않다.
몇 년간 거들떠보지도 않던 자료를
버리기 전에 한 번 펴 보면
슬그머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고
나중에 필요하면 어쩌나 하는 미련이 올라온다.
그리고는 다시 그 자료를 원위치시킨다.
'에이, 이거 버리는 게 뭐 급한 일이겠나' 하면서...
내 공간을 어지럽히는 두 번째 원인은
주방 물품이다.
흔히 혼자 사는 남자는
살림살이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나의 작은 주방에는
키친타월, 수건, 프라이 팬,
샐러드 집게, 벙어리장갑 등이 걸려 있고
소금 병, 후추 캔
차 주전자, 커피 포트, 전기밥솥,
양키 캔들, 미니 오븐, 전자레인지 등이
각자의 자리를 잡고 있다.
작년에는 정가 10만 원 정도의 믹서기를
포인트 할인받아 5만 원에 구입했다.
그걸로 블루베리 왕창 갈아 보고서는
거의 1년 넘도록 사용하지 않았다.
오래된 연인도 아닌데
왜 정을 끊지 못하는 것일까?
그런데… 이런 젠장~!
에어프라이어는 왜 검색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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