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_노총각의 여름 독서

젠장, 젠장, 젠장


오늘은 1년 중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

게다가 기온은 섭씨 30도를 오르내린다.


나는 짠내 쬐~끔 나는 노총각이라

7월도 안됐는데 에어컨 켜기는 싫고

선풍기 바람은 외려 따끈해지고

마저 읽어야 하는 책이 있는데

머릿속에서는 차가운 음식만 떠오르니...

이래서는 안 되겠다.

뭔가 희뜩한 아이디어가 없을까?


옳거니,

몇 날 며칠간 읽는 둥 마는 둥 했던

책 한 권 싸들고

지하철 전동차에 몸을 싣기로 한다.


목적지는 그 열차의 종점.

종점까지는 약 1시간,

종점 찍고 그대로 돌아올 예정이니

왕복 2시간 소요 예상.

전동차 구석 자리에 앉아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며

2시간 동안 남은 책 읽을 수 있겠다.


나는 생각만 하는 노총각은 아니라서

점심 쳐묵쳐묵 하고 곧바로 실행.


목적지가 종점이니 내려야 할 곳

신경 안 써도 되고

혹시 몰라 생수 한 병만 지참했으니

음식물로 책을 오염시킬 걱정도 없다.

만약 버스를 탔다면

기사님이 가끔씩 나를 쳐다봤겠지만

지하철이니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고

편도 1시간 동안 앉아 있다 해서

눈치 주는 사람도 없다.

(당연히, 대부분의 승객은 나보다 앞서 하차,

주말이기 때문인지, 코로나 때문인지

승객이 별로 없다)


결론적으로, 목표한 대로 책 다 읽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며.


배려해야 할 애인도, 처자식 없는 노총각은

어느 주말, 지하철에서 더위를 이겨낸다.



*70년대 후반~80년대 초, 그때는 에어컨 시설을

갖춘 곳이 몇 없었어요.

그래서 어쩌다 은행에 가면 나오기가 싫었죠.

그 시절을 기억하시는 분이라면,

이 글이 조금 더 재미있을 수도요. *^^*


*마스크 쓰고 비말 뿌리는 일 없이

안전하게 독서했습니다.



#여름 #노총각 #독서 #지하철 #피서


텅 빈 전동차, 그래서 에어컨 바람이 더욱 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