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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에깃들어 Jun 16. 2020

자주 무릎에 멍이들던 시절이 있었다. 조금 심하면 까져서 피가 철철 흐르기도하고, 그러다가 딱지가 생겨 간질간질한 딱지를 떼다고 또 피를 보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새살이 돋아나 약간의 흉터를 남기기를 반복하는, 그런 시절은 너무 먼 기억 속에 있었는데. 어느 덧, 이제는. 무릎이 까지지도 않고 멍이 들지도 않는데, 여전히 피가 한 곳에 고이는 느낌이 들더니, 가슴 한 켠에 시퍼런 멍이 들기 시작했다. 나이가 옮아간 핏덩이의 뭉침. 다행히, 터져서 흐르는 것은 피가 아니라 눈물이지만, 여전히, 멍이 든 심장 한켠은, 숨을 쉴 때마다 아프고, 어둠이 올때마다 울컥이다가, 계절이 지날때쯤 지랄을 하게된다. 심장에 새겨진 얼룩, 그 모양을 따라 사랑이고 싶었겠지. 수많은 변명속 에서, 나는 많은 진실을 그저 잠재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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