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에깃들어 Feb 02. 2019

20. 나는 갓난아이가 되었다

똥찍 오줌 찍. 눈을 감으면 꿈을 꾸고, 눈을 뜨면 쪽쪽 젖을 빨고, 잠시 비치던 시야는 알 수 없는 낯선 것들로 가득했으며, 들리던 소리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쌔에엥~ 밤마다 차들이 굉음을 내며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겨울엔 인적이 드물어서인지, 그 소리가 더 크게 가깝게 들려왔다. 차가운 바람을 세차게 가르는 소리는 귀를 울렸다. 여기 내가 태어난 곳이구나. 서울. 청암동 강변 산동네. 1977년-

그리고 오늘 11월 마지막 밤.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도시. 밤이 되면 눈이 초롱초롱해져서, 전생을 더듬는다. 나는 죽어서 무엇이 될 것인가를 깊게 고민하던 20일. 무엇이 되든, 저 수많은 불 빛 중 어느 하나라도 나를 비추기를 바란다. 난 서울 사람 이었으니까

작가의 이전글 19. 나는 고양이가 되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