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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에깃들어 Jun 16. 2020

새벽에 일어난다.

동트는 하늘을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눕는다. 

새벽은 꿈을 꾸는 시간, 많은 영혼들이 길에 나와 눕는다. 오늘은 차가 멈추지 않아, 사람을 칠 뻔했다. 나는 피했고, 다른 택시가 한 사람을 밟고 지나갔지만. 차에서 내리자 주변 사람들이 몰려와서 나를 삽으로 때렸다. 피하지는 못하고 맞다가 슬며시 골목으로 도망했다. 그리고 한 건물 지하로 들어갔다. 며칠 전 꿈에서 본 목욕탕. 그런데 그곳에는 벌거벗은 남자 좀비만 가득했다. 안 물리고 간신히 도망쳤는데, 어떤 공사 현장. 그곳에서는 꽃들이 나를 알아봤다. 그리고 꽃가루가 날았다. 내 손 끝에서 피어나는 듯했다.


우리의 인생 내면에서 요동치는 희로애락의 감정은 아무도 쉽게 알아봐 주지 못한다. 스스로 정리해야 할 숙제이다


한없이 가벼운 말과 글들이 휘발되는 속도에

이젠 지치고, 스스로 식상하다 여겨져

마음을 조금 닫았다.

미세먼지 가득하지만 답답해서 아주 조금 열어 놓은 창, 그 작은 틈으로 세상을 빼꼼히 바라볼 뿐이다


즉흥적인 감정의 배설에도 지치고 지쳐

부침개 반죽 같은 흐물흐물한 생각에

밀가루를 왕창 뿌렸다. 

차마 시멘트를 뿌리진 못했다.


나의 꿈은 그 전날의 하루 일과를 담아내는 듯하다.

오늘 새벽에도 많은 사람들의 꿈을 꾸었다.

한 친구의 차를 빌렸고, 그걸 운전해서 

그의 집으로 갔으며, 거기서 캠핑과 파티를 했다

많은 내 기억 속의 인물들이 모였다

특별히 인상이 남는 사람들이 몇몇 있다.

딸만 있는 친구의 아들이라든지,

고 조양호 회장을 닮은 어떤 친구의 부모님이라든지



"우리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잘 모를 뿐 아니라, 안다 해도 대부분 원하는 것과는 다르게 행동한다" 


침묵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발산하는 중이다 (과거형으로 들려야, 의미 있는 말이다)


201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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