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에깃들어 Jun 16. 2020

가을을 기다리며

가을에 주로 듣는 음악들이 있다. 다른 계절엔 어울리지 않는다. 가을을 기다리는 이유 중의 하나다. 인이어 헤드폰을 오래 끼고 있어도 답답하지 않을 무렵, 가을과 함께 음악을 듣는다. 그러면서, 가을 잎이 내려 쌓이기 전에 묵혀놓은 감정의 사방댐부터 비운다. 약간의 물기만 남긴 채, 울긋불긋한 감각들을 끌어안는다. 차가워라. 하지만 한없이 가벼워라. 촉촉한 물기는 낙엽을 끌어안고 밤을 지새운다. 마른바람이 불어 날아가지 못하도록. 나뭇잎처럼 흔들리는 계절. 가라앉는 계절. 끌어안는 계절. 촉촉한 계절. 내일 비 온다. 아싸


2019. 여름

작가의 이전글 노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