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꼭 가야 했다.

Last Episode. 정말 길을 모르시나요?

by Minah

나는

그놈의 손을
격하게 뿌리쳤다.


그러자 놈은

아예 노골적으로

나의 나이를 물어봤다.


“너 17살 아니지?
18살 맞는 거지?”


내가 미성년자일까
겁을 냈던 것 같다.


“나랑 밥 먹을래?”

“나랑 뭐라도 마실래?”


나는 배가 아프다고 하며
차에서 내려달라고 했다.


그때
은행이 눈에 띄었다.

"은행에는 안전요원이 있다."


나는 은행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세워달라고,
은행에 가야 한다고.


놈은 계속 운전을 했고
내려주지 않았다.

나는 계속해서
은행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 되겠는지
놈은 차를 돌려
은행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은행 앞이 아니라
뒤쪽 상가에
나를 내려주었다.


그렇게 차를 세우고
나에게 물었다.


“나 너 엉덩이 만져도 돼?”


나는

차에서 내리며

“노오오오옵!”하고

소리쳤다.

놈의 자동차 문을
힘껏 닫았다.


사실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아주 공손히
닫혔을지도 모르겠다.


어디서 주워들은 말이
생각났다.


그런 상황에서는
도망칠 수 있는 쪽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말.


사람들이 있을 것 같은

곳을 향해 걸어갔다.

상가 안으로 피신할 수 있게
상가 문 앞으로 걸어갔다.


엄마에게 전화하려 했지만
손이 너무 떨려
버튼이 눌리지 않았다.


더 빨리 걷고 싶었지만
다리가 너무 무거워
땅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 같았다.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았다.


나는 은행으로 들어가야 했다.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안전요원이 있는 곳으로.


은행에 들어가자마자
눈물이 터졌다.


"난 드디어 안전하다."


영어를 못하던 나는
창구 앞에 서서

울기만 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그저 신기한 눈으로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믿었던 안전요원은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잠시 은행에 앉아
진정하려 애썼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눈이 와도 비가 와도
학교에는 가야 했다.


나는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정류장에 앉아

따뜻한 햇살과 함께

마음을 진정시켜 보려고

노력했다.


또다시
검은색 SUV가
내 앞에 멈춰 섰다.


그는
나에게 길을 물었다.

나는 너무 서러워서
가까이 다가가
펑펑 울었다.


운전자는
몹시 놀란 표정이었다.


정말 길을 몰랐던 걸까.

초록불이 되자
그는 급하게 자리를 떠났다.


나는 다시
버스를 기다렸다.

그리고 학교로 향했다.


그 후로
같은 클래스에 있던
한인 오빠들이
라이드를 주겠다고 했다.


그냥
모두가 무서웠다.


“제발
저를 혼자 두세요.”

속으로 그렇게 빌었다.


나는 클래스가 끝나기
무섭게 교실을 빠져나왔다.

모두가 학교를 떠날 때까지
기다렸다.


버스가 더 안전할 거라고
어린 나는 생각했다.


두 시간 반은
그날 내가 느낀 공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때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잘 견뎠어
시골 소녀야.











Epilogue

학교를 꼭 가야 했던 그때,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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