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로부터 멀어지는 법

Last Episode. 나만의 방식

by Minah

에어쇼 첫날 아침,

굿모닝 하고 들어선 오피스에서
처음 마주친 동료는
다른 부서와 휴식 시간을 비교하며
나를 보자마자 불평을 시작했다.


소대장님의 오피스 문은 열려 있었고
나는 살짝 당황했다.


어제 휴식시간 물어본 후로

휴식시간만 원하는 소대원으로

보이기 싫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걔네 부서는 우리랑 다르잖아, " 하고
뒤돌아 내 책상에 앉았다.


에어쇼 첫날은 항상
학생들을 위한 엑스포가 열린다.


어제저녁 퇴근하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엑스포에 나가
학생들을 만나는 담당이라는 것을 몰랐다.


우리 소대 대표로 엑스포를 총괄하던 동료는
나와, 내 룸메였던 동료에게
정확히 언제, 어디서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고
그저 이병들에게 맡기라는 말만 했다.


그렇게 오늘 아침, 부랴부랴 짐을 챙겨


나, 엑스룸메,
우리 소대 엑스포 총괄자,
그리고 이등병 두 명은
엑스포가 열리는 활주로로 향했다.


애리조나, 덥지 않은가.


나는 엑스포 경험이 네 번 정도 있는데
그때마다 천막을 챙겼던 기억이 났다.


나와 엑스룸메는 말했다.
"천막 챙겨 가자."


총괄자는
괜찮다며 다시 돌아와서 챙겨 가자고 했다.


활주로는
더 덥고, 더 눈이 부셨다.


천막이 시급한 상황.


천막을 가지러 돌아가는 카트에
다른 일병이 올라탔고
수질 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네 번이나 반복해서
천막부터 챙겨 와야 한다고 했으나
3대 1로 내가 졌다.


그냥 입을 닫았다.
어린 친구들은 그들만의 생각이 있으니까.


그렇게 우리의 이병들은
활주로 위에서 삶은 이병들이 되었다.
아니, 구운 이병이라 해야 할까.


한 시간 반 동안 구워진 그들에게
천막을 전달한 후,
나와 엑스룸메는 먼저 소대로 복귀했고

동료들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이병들이 고생한 것을 듣고
나의 동료이자, 이병들의 슈퍼바이저는
화가 났다.


자기에게 보고 없이
자신의 이병들을 여기저기 굴린 것에 대해
화가 난 것이다.


내 엑스룸메는 그 옆에서
기름을 부었다.


엑스포 총괄자가 자신의 일도 끝내지 않고
돌아다니고 있기만 하다는 말로
이병들의 슈퍼바이저를 더 열받게 했다.


사실 총괄자가 자신의 일을 다 끝내지 않고
돌아다닌 것은 맞지만,

이병들이 밖에서 삶아지고 구워진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 생각했다.


나는 이 모든 드라마에서 빠지고 싶었다.


천막을 가져오자고 한 것은 나였고,
기름을 부은 너는
수질 검사하러 가자고 할 때
가만히 있었잖니.


그렇게 불평은 점점 커졌고
엑스포 총괄자는 우리 팀 소위님들께
불려 들어왔다.


다른 일들 말고
네가 해야 할 일부터 끝내라며
책상에 앉혀졌다.


그리곤 총괄자와 소위님들의

면담이 시작됐다.


불평은 또 다른 불평을 만들어낼 뿐이다.

드라마에서 멀어지자.


나는 그저 모르는 척,
일하는 척
그 모든 상황과 멀어져 있었다.


마지막에 소위님이 나에게 오셨다.


“너 오늘 일 왜 이렇게 열심히 해?”


나는 말했다.


그냥 이 상황에 끼고 싶지 않아요.
우리 모두 이병들을 도울 수 있었고
돕지 않은 건 우리니까
이건 우리 모두의 잘못이에요.


그렇게 얘기했더니
착한 사람이 되어줘서 고맙다고 해주셨다.


나는 그저,
브런치에 올릴 글을 적고 있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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