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어땠는지 조잘조잘 떠들고 싶은 날

많이 더웠어

by Minah

에어쇼 마지막 날


2년 전 처음 본 에어쇼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지금은 떠난 내 슈퍼바이저,
Master Sergeant 덕분이다.


맛있는 음식과 간식을 준비해 주었고,
휴식 시간도 미리 알려줘서
기분 좋게 일할 수 있었다.


에어쇼 마지막 날,

일요일 아침.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나
원래 루틴대로 준비를 했다.


부대 앞 도로가 막혀
다른 길로 돌아 출근했다.


2년 전의 기억 덕분에
동료와 나는
오늘은 어떤 음식을 먹을지
미리 계획까지 세워 두었다.


내 동료는 비빔밥이 먹고 싶다며
계란프라이, 밥, 김치, 김,
그리고 음료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음료는 밀키스였다.


생각해 보니
한국인보다 한국 음식을 더 많이 챙겨 왔다.


나는 떡볶이, 제육볶음,
고추장, 참기름,
컵라면과 아이스크림을 챙겼다.


말 그대로
한국 음식 잔치였다.


우리는 2시간마다 나가
수질 검사를 해야 했지만,
오피스와 활주로 사이 거리가 있어
사실상 1시간 반마다 움직이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수질 검사를 하고 돌아와
잠깐 간식을 먹고 나면
금세 다시 나갈 시간이 되었다.


어제 에어쇼에서
400명이 열사병으로 쓰러졌고
25명이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비행단장님께서
어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더위로 고생해
오늘은 에어쇼를 조금 일찍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했다.


보통이라면 오후 2시쯤
사람들이 계속 몰려와야 하는데
더 이상 인파가 늘지 않아 이상했다.


그러다 민간인 출입 게이트를 닫았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솔직히 조금 기뻤다.
이제 집에 갈 수 있을 줄 알았다.


게이트는 닫혔지만
쇼는 계속되었고,
마지막 순서까지 모두 진행됐다.


그래도 원래보다
조금 일찍 끝이 났다.


나는 부모님께 페이스타임을 걸었다.


“엄마, 비행기 날아가는 거 보여?”


엄마는 비행기보다
나만 보였나 보다.


너무 자랑스럽고, 멋있는 딸이라고.
이제는 제법 군인처럼 보인다고 했다.


이제 4년 차가 되어 가니
조금씩 군인의 모습이 보이는 걸까.


나, 이제 정말 군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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