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축축하고도 질긴 오클랜드의 겨울. 오후 5시 반쯤이면 이미 어둑해진 하늘을 머리 위에 이고, 창문을 부술 듯 타닥타닥 두드려대는 빗살을 몇 주째 듣고 있으면, 그 끈질긴 날씨를 거스르기 위해 마음 추스려야 할 때가 종종 있다. (개인적으로 비오는 소리를 참 좋아하는데도.)
차라리 눈이라도 펑펑 오는 날카로운 겨울이었으면 했다.
온 세상이 슬픔에 젖은 듯, 밤낮없이 울어대는 겨울의 반항은 때로는 우박으로, 비바람으로, 잠깐 밀당하듯 얼굴을 들이미는 햇빛으로 대신하곤 했다.
마치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야멸차고 제멋대로인 사랑 같은 것 처럼.
하루에 수십번 얼굴을 바꾸며, 너만의 끈질김이 다해야 마침내 한낮의 평화로운 오후같은 얼굴을 하고 말갛게 웃어보일 수 있는 상처처럼.
뿌연 목적지 하나 두고 길 잃은 청춘의 나약함처럼.
어떤 날엔 내 인생을 대변하는 것 같고,
어떤 날엔 나를 더 아프게 하는 것 같고,
어떤 날엔 나를 위로하는 것 같다가도,
어떤 날엔 나에게 참 무심한 것 같은,
하늘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오늘, 당신의 하늘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