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하는 두 번째 출산(1)

진통과 유도분만-서른보다 마흔이 가까운 나이에도 처음은 있다

by 시월
경산모는 진통이 10분 간격으로 규칙적이면 병원에 와야 합니다.



진통이 10분 간격이라는 것이 무슨 말일까. 2016년 첫째를 낳았지만 양수가 샌 건지 아닌지 궁금하여 병원에 갔다가 다음 날 출산했던 나로서는 가진통, 진진통, 진통 간격이라는 말들이 낯설다. 동네 맘카페와 전국적 규모의 육아카페를 뒤지고 친구들의 사례를 물어도 크게 와닿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출산예정일이 임박하여 출산 및 입원 안내를 받으며 들었던 저 말로 인해 매우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큰 아이가 유치원에 가 있는 사이 나 혼자 있을 때 진통이 오면 이렇게 해야지, 가족들이 모두 있을 때 진통이 오면 이렇게 해야지. 그런데 큰 아이와 나 단 둘이 있을 때 진동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면 되겠지? 잠깐만, 보호자는 1인 한정이라고 했는데. 아이가 분만실에는 못 들어올 것 같은데 그럼 그동안 어디 있어야 하지? 남편이 아무리 빨리 온다고 해도 분명 아이가 혼자 있을 시간이 있을 텐데.


진통도 뭔지 모르겠지만 갑작스럽게 그 모르겠는 진통이 온 경우 큰 아이를 어찌해야 하나 하는 걱정으로 산부인과 정기진료 후 여쭸다.

"큰 아이가 함께 와도 되나요?"

"올 수 있고 선생님들이 잠시 봐주시겠지만 분만실이 있는 층으로 아이가 갈 수 없어서 혼자 이 층에 있어야 합니다. 둘째 엄마들은 그래서 유도분만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 아기는 현재 발달 상태가 좋고 엄마도 건강해서 해도 될 것 같으니 생각해 보세요."



유도분만. 첫째 출산 때, 양수는 새는데 진통이 오지 않아 자궁수축을 촉진하여 진통을 유발하려고 약제를 맞았던 것이 기억났다. 그렇게 엉겁결에 유도분만을 잡았다. 진통이 오지 않아도 수술을 하지 않아도 날짜를 정하여 아이를 분만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알자마자 날을 정하고 입원 안내를 받았다. 이제 진짜 출산이 코 앞이구나.






예정일이 다가오니 몸이 무겁고 마음은 더 무겁다. 이제 막 여덟 살이 된 첫째가 자꾸 심통을 부린다. 자꾸 엄마가 싫다고 한다. 부족한 맞춤법으로 편지까지 써 준다. '엄마가 시러'. 중학생보다 더 삐딱한 것 같다. 내 마음이 그걸 다 받아주고도 남을 만큼 넓고 유하면 좋으련만 나 또한 다르지 않다. 그래도 말을 고르고 골라 마음을 전한다.


네가 자꾸 엄마 싫다고 하면 엄마도 속상해. 엄마가 정말 싫은 거여도 엄마는 너를 사랑하지만 만약에 엄마가 네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서 그런 거면 엄마가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는지, 네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이야기를 해줘야 해. 그래야 엄마가 네 마음을 알 수 있어.


끄윽 끅 끅 울어댄다. 참으며 우는 울음이다. 시원하게 앙앙 울어대는 울음이 아니다. 덩치가 커다랗다고 매번 놀리듯 말하지만 아직도 아기같이 느껴지는 내 보물이 소리도 제대로 못 내고 저러고 있다. 나 또한 쏟아져버릴 것 같은 눈물을 꾹 참고 아이를 안는다. 다 커버린 것 같았는데 폭 안기는 아이의 몸이 가늘게 떨리다 불규칙적으로 요동친다. '내 새끼, 예쁘고 아까운 내 새끼'하고 중얼거린다.






아이와 친구가 되어 북 카페도 가고 편지도 주고받고 라디오를 들으며 함께 깔깔거리기도 하고 하루에 있었던 일을 주고받으며 비슷한 마음을 느끼곤 했다. 올해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이라 휴직 예정이었으므로 우리에겐 그런 시간이 더 많을 거라 생각했다. 여차하면 학교도 빠지고 평일에 일하느라 못 갔던 곳들을 쏘다닐 계획이었다. 그런데 포기했던 둘째가 찾아왔다. 기특하고 씩씩하게 임신기간을 잘 지내왔고 이제 출산 예정일이 딱 14일 남았다(아니 남았었다. 유도분만날을 잡은 이제는 일주일이 채 안 남았다). 남은 며칠간 더 사이좋게 잘 지내자고, 엄마 없는 동안 하고 싶은 것 많이 생각해 놨다가 다녀오면 하자고 편지를 써서 전한다. 아이는 감동이라며 나를 꼭 안아준다.





애써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글자를 읽을 줄 아는 네가 더 감동이야. 엄마 마음을 알아주고 감동이라고 말해주는 네가 더더 감동이야.
하나하나 감동인 너를, 둘째가 태어나도 같은 눈으로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도록 해볼게. 사랑하고 또 사랑해 내 보물.



*이미지 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