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oration Earth
과거에 그 설계도는 물이라는 도구를 통해 한 번 실행되었습니다. 그때의 세상은 쏟아지는 물속에 잠겨 데이터가 한차례 씻겨 내려갔고, 오염된 문명은 그렇게 멸망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하늘과 땅은, 동일한 설계자의 명령에 의해 전혀 다른 에너지를 머금고 보존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불입니다.
이 시스템은 지금 거대한 열역학적 심판의 날을 향해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지구의 보호 모드는 대기권 상층부에 있는 수권(水圈) 영역의 붕괴로 실행되었다.
그것은 물이었다.
두 번째 지구 보호 모드의 실행은 지각판 아래에 있는 불타는 맨틀이다.
그것은 불이다.
지구의 보호모드 작동으로 인해 앞으로 전개될 지각판의 균열과 연쇄적인 도미노 현상에 의한 지각판의 재배치는 전지구적 화산 폭발과 대규모 용암의 분출과 지진으로 나타날 것이다.
지각판 붕괴의 임계점에 이르러 지구에 대격변을 가져올 지구 시스템의 카운트다운은 이미 시작됐다.
지구의 지각은 거대한 판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아래에는 유동성이 있는 맨틀이 존재한다.
각각의 판들이 이어져 있는 지구의 땅은 마치 여러 겹의 가죽 조각을 덧댄 축구공처럼 판들이 서로 맞붙어 이어져 있다. 지구의 회전과 움직임에 따라 지각판들은 조금씩 움직이고 마찰과 응력의 발생은 필연적이다. 지진의 발생과 그로 인한 응력의 해소로 얼마간 평온하더라도 언제라도 다시 지구의 땅들은 다시 흔들릴 수 있다.
그런데 엄청난 무게로 이러한 지각의 한쪽 부분을 누르며 지각을 고정시키고 있는 빙하가 서서히 녹고 있다.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면 해수는 증가하고 증가된 해수는 지구 자전에 의한 원심력의 영향으로 극지방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회전 반경을 따라 적도 부근에 모이게 된다.
회전축의 가운데에 몰려 있던 무게 중심이 회전축과 가장 먼 적도 부근에 몰리게 되면 지구의 회전 속도는 조금씩 느려지게 된다.
빙하가 녹아버린 지구는 마치 팔을 벌리고 회전하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와 같다.
회전 에너지는 분산되고 회전 속도는 줄어든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는 빠른 회전을 하기 위해서 팔을 몸통에 붙이고 최대한 무게 중심을 회전축에 가깝게 한다. 반대로 피겨 스케이팅 선수가 팔을 벌리거나 다리를 벌리면 회전은 느려진다.
실제로 원자시계로 측정한 지구의 하루는 미세하지만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
또한 극지방의 지각 판을 누르는 빙하의 무게가 줄어들고 적도를 둘러싼 해수면의 물의 양이 증가하면 지구의 원심력은 점점 더 강해지게 된다.
지구의 편평도가 증가해 원형의 지구가 배가 불룩한 타원형의 지구로 조금씩 변하게 되는 것이다.
축구공을 발로 눌러서 불룩하게 만들면 서로 이어진 가죽판들은 터질 듯이 압력이 증가하게 되고 어느 순간 약한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터져 나가게 된다.
지구의 변화로 인해 현재 지구의 지각판들이 받는 압력은 위에서 눌려진 축구공과 비슷하다.
지각이 변형되더라도 물의 순환은 그런 압력을 상쇄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은 마치 고층 빌딩 상층부에 위치한 진동감쇄 추(TMD, Tuned Mass Damper)와 같다.
해수(海水)의 원활한 흐름은 지구의 회전에 의해 지각의 무게에 상응해서 무게 중심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극지방에는 이러한 물의 흐름을 일으키는 중요한 장치가 있다.
염도가 높은 물은 밀도가 높다. 소금물에 계란이 뜨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차갑고 염도가 높은 극지방의 물은 깊은 해저로 가라앉는 수직 하방 무브먼트가 일어난다.
그리고 따뜻하고 밀도가 낮은 표층수가 가라앉은 심해수의 자리를 채운다.
그래서 열에너지를 실은 해수는 끊임없이 순환하면서 지구의 온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열염 순환(熱鹽循環)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빙하가 녹으면 바닷물의 염도가 줄어들고 극지방의 해수의 침강속도가 느려지게 된다.
해수의 순환을 일으키는 해수 펌프의 기능이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해수의 흐름이 느려지게 되고 차가워진 물이 가라앉아 심해로 내려가야 할 북대서양 같은 특정 해역에서 해수가 정체하게 된다. 이처럼 수조 톤의 해수가 특정 해역에서 정체되면, 그 아래의 해양 지각은 엄청난 수압을 받게 된다. 반대로 물이 빠져나간 곳의 지각은 가벼워지는데, 이 수직적 압력 불균형이 지각판의 미세한 기울기를 변화시키고, 판의 경계에 쌓여있던 응력(Stress)을 터뜨리는 방아쇠가 된다.
또한 해수의 순환으로 인한 열 에너지의 이동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 적도지방의 해수의 온도는 증가하고
극지방의 기온은 더 추워지게 된다. 비정상적으로 뜨거워진 바다의 부피는 팽창하게 되고 정체된 물의 흐름과 무게와 팽창된 부피는 이중으로 지각판에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온실가스의 증가와 지구의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사라지는 현재의 상황은 지구의 지각판의 연쇄적 붕괴를 일으킬 임계점까지 다다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것이다.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와 기후 변화로 인해 지구의 파괴가 가속화되면 될수록 지구의 보호모드가 작동될 시점은 빨라질 것이다.
이 거대한 시스템의 보호모드 작동 예고는 이미 성경 묵시록에 기록되어 있다.
그러자 번개와 요란한 소리들과 천둥이 일어났고, 거대한 지진이 뒤따랐습니다.
이 지진은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해 온 이래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그만큼이나 파괴적이고 거대한 것이었습니다. 지각의 대격변 앞에 모든 섬은 자취를 감추어 달아났고, 견고해 보이던 산맥들조차 그 형체를 찾을 수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인류는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거대한 지진을 앞두고 있다.
지각판의 균열과 붕괴라는 연쇄적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때 지구에 있을 대격변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 될 것이다.
온실가스가 증가하고 빙하가 녹고 있는 한 지구의 카운트다운은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