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의 시간 여행자

여호수아의 멈춰버린 태양

by 아반

Back to the future


벼락 맞은 시계탑,

시간은 벼락이 치던 그날 그 시각에 멈춰 있었다.


30년 전 그날, 브라운 박사가 을씨년스러운 바람을 맞으며 휘청휘청 시계탑에 올라간다.

피뢰침에 연결된 전선 플러그를 전선에 이으려 사투를 벌이던 순간,

하늘이 쪼개지며 벼락이 친다


번쩍!


섬광이 일었고 브라운 박사가 뒤로 자빠진다.

벼락은 전선을 타고 흐르고 마티가 몰던 드로리안(DeLorean)이 시속 88마일에 도달해 전선을 스치는 찰나,

드로리안이 사라졌다.


시간은 정확히 멈춰버린 시계탑, 그 시각 정각이었다.


< 백 투 더 퓨쳐 >


우와 씨-

이게 영화야!!!

스티븐 스필버그는 천재야!!!

백 투 더 퓨처는 영화가 아니라 문화적 충격이었다.


그 시절 시간여행은 우리의 로망이었다.

시험 본 다음 날로 날아가 답안지를 가져올 수만 있다면...

중세 시대로 되돌아가 공주를 만나는 꿈을 꾸고

시간이 멈춰버린 세상에서 나만의 그녀에게 키스하는 상상을 한다.


시간여행에 관한 영화와 책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사랑의 블랙홀]과 같은 타임리프 카테고리에 속한 영화들도 있는데

매일 아침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주인공,

주인공은 벌써 똑같은 일상을 수백 번 반복하고 있다.

그날 주인공은 섹스도 수백 번 했다.

(시간여행이 하고 싶은 거야? 섹스가 하고 싶은 거야?)



캡처시간여행.PNG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백 투 더 퓨처'의 한 장면. 요한 페르손 제공



선생님!

시간여행이 이론적으로 가능합니까?

지구과학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질문을 받으셨고

모든 학생들이 시간여행의 꿈을 꾸면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선생님을 주목했다.


선생님은 칠판 위에 E=mc2이라는 공식을 분필로 찍어 누르듯 갈기시고

특수 상대성 이론의 원리에 대해서 알듯 모를 듯 설명이 이어졌다

빛보다 빠른 속도로 갈 수 있다면 시간여행이 이론적으로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러면 우리의 몸은 그 어마어마한 중력 가속도를 견디지 못하고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가능하다는 거야? 불가능하다는 거야?


"어휴~ 감질나."


선생님의 설명만으로 시간여행 궁금증의 갈증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시간 여행자


우리가 과거로 돌아가거나 미래로 가는 시간여행은 과연 가능할까?

영화 속의 시간 여행자, 시간이 반복되어 매일의 일상이 똑같이 재현돼도

주인공의 시간은 계속 앞으로 가고 있다.


그래서 이건 엄밀히 말해서 시간을 역행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로 돌아갈 나에게는 그것 자체가 미래의 일이고 과거로 돌아간 나의 상황은 현재이기 때문이다.


물리적 시간을 다시 과거로 되돌리면 우리의 머릿속에 기록되었던 모든 기억들이 사라지고 우리는 다시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가 있을 것이므로 나는 시간을 거슬러 여행했다는 사실을 알 수 없다.

더구나 100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면 나는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미래로 시간을 빠르게 돌린다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그 사이에 있었던 많은 일들에 대한 기록이 남게 되어 우리가 미래에 먼저 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사는 3차원의 세상 밖에서 시간을 봐야만 시간여행이 가능할 것이다.




되돌아간 해시계


그런데 성경 기록에는 해시계가 열 단 뒤로 돌아간 적이 있었다.


그래서 예언자 이사야가 여호와께 부르짖자,
그분은 아하스의 계단에서 이미 내려갔던 그림자가 열 칸을 되돌아가게 하셨다.

열왕기하 20:11


히스기야의 시대에 해시계가 열 단 뒤로 되돌아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계단은 히브리어 '마알로트'인데 해시계를 의미하고 문자적으로 계단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것은 시간이 뒤로 돌아간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


적어도 그것을 관찰하는 사람의 시간은 과거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러면 관찰자가 되돌아간 과거의 다른 사람들의 시간은 어떠한가?

그때 일어났던 일의 표징에 대해 멀리 바빌론에서 보고 사절들을 보내는데 그 사람들도 해의 그림자가 뒤로 되돌아가는 것에 대한 기이한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바빌론에 사는 사람들의 시간도 과거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들이 관찰한 것은 시간이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해의 그림자가 뒤로 역행하는 것을 본 것이었다.

그래서 해시계가 뒤로 돌아간 것은 시간을 되돌린 것이 아니라 빛이 굴절되어 나타난 기적이었던 것이다.




태양이 멈추다


성경에는 태양이 멈췄던 사건에 대한 기록도 있다.


그러자 이스라엘 민족이 그 적들에게 복수할 수 있을 때까지
태양이 멈추어 서고 달이 움직이지 않았다.
이 일이 야살의 책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가?
태양이 하늘 한가운데 멈추어 서서 거의 하루 종일 지려고 하지 않았다.

여호수아 10:13


기브온 골짜기에서 여호수아의 군대가 적들을 쳐부수어야 하는데 해가 지고 있었다.

여호수아가 '태양아 기브온 위에 멈춰 서라'라고 외치자 태양이 하루 종일 움직이지 않았다.

이 경우에 태양은 멈췄지만 여호수아와 전투 중인 군인들의 시간은 하루 종일 흐르고 있었다.


천체 현상을 연구하는 학자가 계산한 바에 의하면 하루가 계산 결과와 맞지 않는다는 그런 얘기가 있는데 이는 도시 전설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났다.


태양이 멈춘 것은 지구의 자전이 멈추었던 것인가?

역사상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지구의 축이 조금만 틀어져도 지구촌에는 엄청난 기상변화와 자연재해들이 일어나는데 지구의 자전이 갑자기 멈추었을 때는 아마도 세계가 멸망되는 날이었을 것이다.

그런 정도의 사태라면 전 세계 모든 문헌과 역사에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록은 찾을 수가 없다.


그러면 이 경우에도 빛이 굴절되어 그곳을 비추었던 것인가?


앞선 기적에서 빛의 굴절은 먼 지역에서도 관찰이 가능했고 그래서 사절단을 파견할 정도로 당시에는 화제가 되었다.

태양이 멈추었다는 기록은 여호수아서 이외에도 야살의 책에 기록되긴 했지만 그 이외 다른 어떤 곳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야살의 책은 히브리 기록들의 수집물들을 엮은 책이지만 역사적 기록물이라고 보기보다 흥미를 끄는 사건들의 이야기 책으로 태양이 멈춘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기는 하지만 그러한 일의 역사적 고증을 해주지는 못한다.




시간이 멈춘 것은 아니었을까?


기브온의 전투 현장에서 시간이 멈춰 버린 것은 아니었을까?

그것이 시간여행이라면 그곳에서 전투하는 군인들은 하루 종일 시간을 보냈지만 전 세계 다른 지역의 사람들의 시간은 멈춰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실 시간이란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따라서 시간이 멈춘다는 것은 실제로 시간 그 자체가 멈추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멈춘다는 것은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우리의 변화가 멈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래서 해가 거의 하루라는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은

군인들의 시간이 하루만큼 빠르게 흘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군인들의 물리량의 변화와 동작의 빠르기와 대사 속도가 두 배로 빨라지면

상대적으로 주위 환경의 변화는 군인들에게 체감상 느리게 가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기브온 골짜기에 있었던 군인들만이 느낄 수 있는 신비한 체험은

그 이외의 지역에서는 전혀 감지하지 못한 변화였고 어떠한 역사적인 기록도 남기지 않았을 것이지만

군인들의 체험담은 야살의 책과 같은 무용담에 남아 있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다.


태양이 멈춰 버린 그날의 사건에 대해서 시간 여행자의 진술 이외의 어떠한 기록도 남아 있지 않아야 진정한 시간여행이 되는 것이다.




태양이 멈췄다는 여호수아 10장의 기록은 관찰자의 관점에서 태양이 멈췄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실제로 지구의 자전이 멈춘 것도, 빛이 광범위한 지역에서 관찰될 수 있게 굴절된 것도 아니었다.

그보다는 군인들의 상대적 시간의 속도가 변화했을 것이라고 추론하는 것은 이 사건의 본질을 이해하는 가장 합리적인 추론일 것이다.


상대성 이론이 결국 시간여행의 본질인 것이다.


예전 같으면 기차에 탄 사람과 지나가는 기차를 보는 관찰자의 시각이라는 복잡한 설명에도 쉽게 이해하지 못했을 상대성 이론을 이제 우리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를 통해 이미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밀러 행성에서의 짧은 시간이 지구의 수십 년이 되었던 그 경이로운 비대칭적인 시간의 흐름을...



태양이 멈춰 버린 기브온 골짜기의 그날, 인터스텔라가 현실로 재현되었던 것은 아닐까?








4차원의 세상이란?

제목 이미지 출처 :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