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의 세대] :쑥이 된 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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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건물 매각이란 팻말이 붙어 있다.
정부의 유치권 행사라는 딱지도 정문에 붙어 있고 문은 굳게 잠겨 있다.
교회 앞마당에 삼삼오오 모여서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잔상이 잠시 어른거린다.
잠시 머물다가 교회 신도가 아니었던 것처럼, 뒤돌아보지 않고 걸어간다.
집으로 가는 길
지하철 입구 옆에 신학대 학생들이 모여서 노래하던 곳에
이제는 아무도 없다.
사람들은 저마다 제 갈 길을 찾아가기 바쁘다.
바람이 불어 어디선가 낡은 종이 조각 한 장이 바닥에 뒹군다.
"이리가 어린..." "... 굴에서 장난..."
구겨진 종이의 부분 부분이 비어 있다.
갑자기 세찬 바람이 불자 흙먼지가 일며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교회 본부가 해산되었고 재산이 모두 몰수당했다.
교회의 공식적인 활동은 모두 금지되었다.
"띵", "띵."
문자 알림 소리가 울린다.
[이 시간 이후 모든 지시 사항에 엄격히 따르시기 바랍니다.
오늘 저녁, 긴급 모임이 있으니 화상 채팅방으로 모두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화상 채팅에 모두 모였다.
진이 화면을 뚫어지게 응시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시간 이후, 제가 하는 지시를 잘 들어야 합니다."
그때 로버트가 말을 받는다.
"교회 위원회의 지시를 말씀하시는 거죠?"
순간, 화면 속 진의 표정이 잠시 일그러진다.
"맞습니다. 위원회의 말을 잘 들으셔야 합니다."
회의에서는 교회를 소모임으로 재편했고 기존의 신방 모임을 반으로 쪼개어 모임 인원을 7-8명으로 구성했다.
누가 어느 모임으로 배정될 건지는 전적으로 위원회에 위임하기로 했다.
그리고 어떠한 경우에도 교회 소속이 누구인지 발설해서는 안된다는 규칙을 정했다.
모임이 끝나고 화상채팅방을 닫으려고 [나가기] 버튼을 클릭하려고 하는 순간까지 진의 알듯 모를듯한 미소가 음흉하게 느껴졌다.
컴퓨터에서 채팅창 화면이 사라지고 밝은 배경 화면만 남았다.
어두운 방에 적막감이 잔뜩 누르는 듯하다.
이제야 교회가 사라진 것이 실감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