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담아내는 그릇
말은 마음을 담아내는 그릇...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내가 한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정말 그러하다.
그래서 말은 힘이 세고, 입 밖으로 나간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가 없다.
그 사람의 마음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말을 배우고, 친구를 사귀고, 가족과도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면서 말은 정말 중요하고 힘이 세다고 알려주었다. 지금도 잔소리처럼 말해주는데, 종종 너무 어려운 개념인가, 너무 엄격한 잣대인가 싶으면서도 어린아이들의 말이라고는 믿기 힘든 요즘 꼬마들의 말투와 단어들을 보면 정신이 번쩍 들어, 다시 내 아이들에게만큼은 잘 알려주고 싶어 진다.
결국 말은 누군가와 소통하기 위함이다.
글은 독자와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이자, 그러한 작가의 마음을 읽고 공감하고 때로는 비판하며 이런저런 모양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독자의 마음이 된다.
동시에 글을 써 내려간 당사자 자신과의 소통의 방편이다.
마찬가지로 말은 지금 내 앞에 있는 누군가와 소통하기 위함이기도 하고, 혼잣말도 나 자신과의 소통이다.
말은 입 밖으로 나감과 동시에 누군가의 귀와 마음에 들려지므로, 그것은 힘이 된다. 긍정적인 힘이든, 부정적인 힘이든.
누군가의 삶과 마음을 살려내기도 하고, 죽일 수도 있는 힘을 가졌다고 믿는다. 말과 글은.
그래서 말과 글을 잘 배웠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다 자랐다고 생각하는 어른들까지도 말이다.
한글을 잘 배울 뿐 아니라 읽고, 쓰고, 말하고 듣는 모든 언어활동을 잘 배웠으면 좋겠다.
내 생각과 마음을 말과 글로 잘 나타낼 수 있는 사람이 근래에 얼마나 될까?
(지배적인 나의 생각이었는데, 놀랍게 브런치스토리 플랫폼에서 만난 무수히 보는 글들은 이런 나의 지배적인 생각도 얼마나 교만한 생각이었는지 깨닫지만 말이다!)
짧은 쇼트와 릴스에 익숙해지고,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옮겨가며 내가 원하는 영상과 순간을 빠르게 보고 다른 것으로 바로 넘어가는 우리 세대는 글을 적고, 고치고 하는 일들은 정말 낯설게 느껴지는 활동이 되어버렸다.
얼마 전, 문방구에서 아이들 노트 몇 권을 사느라 이것저것 살펴보다 원고지를 찾아보았다.
원고지가 없다.
가로로 노트를 놓고 빨간색으로 칸이 그려져 있는 원고지는 글쓰기 활동에 무조건 사용했는데, 이제는 문방구에 없는지 결국 구하지 못했다.
천천히 글을 읽고, 적는 것을 내 아이가 배웠으면 좋겠다.
생각을 살펴보고, 고치고, 적절한 단어를 찾아 표현해 내는 것을 잘 배워나갔으면 좋겠다.
단번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주 책을 보고, 글을 적어보고, 대화를 잘해나가는 습관을 가지면 좋겠다.
언어에 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