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T #살아가다 #그럼에도
2025.04.29 16:38:02
체크카드 결제
세븐일레븐 2,800원
2025.04.30 00:57:05
체크카드 결제
GS25 2,800원
2025.04.30 01:16:24
체크카드 결제
CU 2,250원
2025.04.30 01:44:44
체크카드 결제
CU 1,200원
아빠의 비상금을 나의 계좌에 넣어두고 연결된 체크카드를 사용하시도록 했다.
그 계좌는 정말 비상시에만 사용할 것이기에, 체크카드를 드리기는 했지만, 몇 년은 전혀 사용하시지 않았다.
그것이 신의 한 수였을까.
새벽이 지나도록 카카오뱅크 알람이 울렸다.
이날로 며칠 동안 50개 넘도록 체크카드 결제 알림이 부지런히 들렸다.
LH 임대주택으로 이사하게 되면서 더없이 좋은 조건의 혜택을 받게 되었지만, 아빠가 다시 돌아간 알코올중독자의 삶은 쉬이 돌이켜지지 않았다.
나는 서둘러 아빠의 비상금을 다른 계좌로 옮겼다.
며칠 동안 새벽 내내 울리던 알림은 통장의 결제잔액 부족 알림을 보고 나서야 그쳤다.
다시 알림 내역을 펼쳐보아도, 그 순간의 절망과 비참함, 분노와 슬픔은 잔잔히 마음에 떠오른다.
새벽 내내 온 동네 편의점을 돌고 돌며 맥주 한 캔, 소주 한 병을 사서 그 자리에서 들이켰겠지.
취기가 가라앉을 때쯤 (온전히 취기가 가시지도 않는 상태였겠지만. 알코올중독자들은 알코올 분해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다시 술을 찾게 되는 절망적인 루틴에 갇히게 된다.
알람을 껐다.
알람이 울릴 때마다 내 심장도 요동을 쳤다.
이십 대에 느꼈던 그 불안이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엄마! 나 오늘 계란밥 해줘!"
"엄마! 나도 계란밥 해줘!"
아침형 아들 둘은 7시 30분에 눈을 번쩍 뜬다.
리얼 아침형 인간인 첫째는 눈을 뜨자마자 로딩시간 없이 바로 활동을 시작한다.
눈을 뜸과 동시에 배고픔을 느끼는 아이다.
계란프라이를 후다닥 부치고, 아이들 밥 위에 참기름과 맛간장을 부어 빠르게 완성한다.
아직도 노른자를 먹지 못하는 둘째를 위해 흰자만 따로 골라서 밥 위에 얹는다.
"야~ 노른자 먹어봐. 은근 고소하다니까!"
"아~ 나 못 먹어. 싫어. 싫어."
아침마다 재부팅되는 듯한 아이들의 생기는 매일 놀랍다.
나는 아직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계란밥을 완성한다.
이제는 밥만 차려주면 알아서 씻고, 알아서 옷을 입고, 자리를 정리하고 등교한다.
많이 컸다. 5학년, 2학년.
"엄마, 나 이제 다녀올게요!"
빠르게 첫째가 나간 후, 10분쯤 후 둘째도 가방을 멘다.
"엄마, 나 갔다 올게. 이따가 집에 있을 거지?"
늘 나의 일정과 위치를 확인하는 둘째.
우리 집은 각자 등교한다. 각자의 시간에, 각자의 스타일로.
아이들을 보내고 한숨 돌릴 때쯤, 나의 불안은 또다시 나타난다.
조용히 기도하고 잠잠히 내 마음을 돌아본다.
내 삶의 한 부분임을 확인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이토록 괴로운 것이라니.
내가 또다시 이 자리에 설 줄이야.
불안하니 불안해하기로 한다.
슬픔이 가득하게 밀려오는 것 같지만, 그치지 않는 눈물이 밀려올 때는 그냥 울기로 해본다.
내 탓이라고 수없이 나를 탓했던 20대를 지났으니, 나를 안위하고 내 편에 서보자고 다독여본다.
지금 여기에 있는 내 아이들과 나의 남편, 우리 가족에게 여전히 엄마와 아내로 머무르자고 용기를 품어본다.
그렇게 내 삶의 이 한 조각까지 끌어안고 살아가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