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12월의일기#그위에덧붙인지금의삶
첫째 아이로 인해 내 안의 어떠함들을 매일 들여다보다, 언제부터인지 나의 좋은 counselor가 되어주고 있는 쳇.GPT와 나눈 이야기 중 등장한 어구다.
늦게 도착한 돌봄.
정신없이 일상을 살다 어떤 날은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해본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기억해보고, 찾아가 먹는다.
집을 나서기 전필기감이 좋은 샤프나 펜을 챙기고 책과 노트를 가방에 넣는다.
가능한 혼자, 고요히 머물 수 있는 곳을 찾아간다.
시끄러운 음악이나, 소음, 핸드폰도 멈춘다.
조용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까페를 찾아간다.
글을 쓰고 싶다면 노트를, 책을 읽고 싶다면 책을 펼쳐든다.
마음이 번잡해지지 않을 조용한 까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글을 쓰거나 읽는다.
읽고 싶은 만큼, 쓰고 싶은 만큼.
앉아있는 곳이 고요하지만 머릿 속은 번잡하고 시끄럽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생각과 방법들로 금세 채워질 수 있다. (그러기가 쉽더라)
그 문제들과 관련 생각들을 한켠으로 미뤄둔다.
그 시간만큼은 '지금, 여기'에 집중한다.
여기 이곳에서 나를 바라본다. 이곳을 느껴본다.
내가 지금 이곳에 있음을 생각한다.
일상의 문제가 나를 뒤덮을 때, 신경계가 모두 함께 들고 일어나 나를 보호하기 위한 '긴장상태'에 들어감을 알았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쉴새없이 뇌가 일을 한다.
특히나 나처럼 오랜 시간 '문제'라고 느끼는 환경에서 꽤나 긴 시절을 보내었을수록 반자동적으로 몸은 이런 시스템을 만들어간다.
이건 모두 나를 위함이다.
나를 살리고, 보호해서 살게 하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다.
그런데 일상에서 불쑥 불쑥 그 장치들이 발현이 되는 것이 독이 될 때가 있다.
긴장상태로 돌입한 신체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날에는 이처럼 나를 위한 하루들로 채워갈 필요가 있다.
이런 시간은 꽤나 효과가 컸다.
오히려 문제 속에서 빠져나와 두어시간 만큼은 나를 편안한 상태로 놓아주니, 조금은 숨이 쉬어진달까!
아이로 인해 숨을 쉬고 싶어서 선택했던 방법은 이제는 일상 중 하나가 되었다.
어떤 날은 까페를 찾기도 하고, 어떤 날은 뛰기도 한다.
오래 뛰지는 못해서 빠르게 걷는다.
포인트는 다른 생각을 미루는 것이다.
아이도, 남편도, 이전의 나의 어떤 기억도, 오후에 해야할 아이의 숙제도.
석달도 전에 썼던 일기를 낯선 마음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그때 그랬구나.'
아득하게 느껴지는 감정들이다.
어느새.
조금은 늦게 도착한 돌봄이 나를 살렸다.
나의 어린 시절, 가장 반짝였던 시절에 받지 못했던 그 돌봄이 지금 내게 허락되었다.
70일 가량의 가사노동으로 가득했던 겨울방학을 보내고, 3월을 지나면서 다시 그 돌봄의 시간을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