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Ébauche : 1. Première forme,
encore imparfaite,
2. Première manifestation, commencement.
(1. 첫 번째 형태, 아직 불안함
2. 첫 번째 표시, 시작)
&
Inspiration : 1. souffle créateur qui anime
les artistes, les chercheurs.
2. idée spontanée et soudaine.
( 1. 예술가와 연구원들에게 생기를
불어넣는 창조적 호흡
2. 무의식적이고 갑작스러운 생각 )
코로나 때문에 일상의 많은 것들이 멈췄다. 나의 글도 멈췄었다. 정확히 말하면 규칙적이던 삶이 불규칙적으로 변했다. 꾸준하게 써보겠다고 다짐했던 글 주제의 부재는 나를 무한한 상실감으로 밀어 넣었다. 그렇게 프랑스 작은 방 안에서 며칠이 흘렀다. 더 나쁜 소식은 어느 누구도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연기가 가득한 곳에서 홀로 갇혀 있는 것처럼 언제 끝날지 모르는 외롭고 지독한 싸움이 시작되었다는 불안감에 새벽을 맞이했고 두려움에 잠이 들었다. 코로나는 갑작스럽게 찾아왔고 나에게 많은 변화를 주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창문을 열고 작은 소파에 앉아 창밖을 보며 커피를 마신다. 보이는 공간은 한정적이지만 그것은 일상의 그리움을 달래기에 충분하다. 커피를 다 마시면 외국인으로서 내가 이 상황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한다. 아쉬운 일상을 가끔씩 다듬지 않고 SNS에 남기는 것 이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찾으려는 기력이 없었다. 원치 않은 여유로움이 이토록 일어나지 않은 걱정거리를 만들어 내고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곳에 있기로 했고 그곳에 있다.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쓰일 글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다시 펜을 잡기 위해 우리는 사라져 버린 주제를 대신할 수 있는 주제를 찾기로 했다. 오랜만에 연락해서 반가움 마음도 잠시 새로운 주제를 정했다는 기쁜 마음과 창작의 예견된 고통이 동시에 찾아왔다. 전화 넘어에서 먼저 권유를 했지만 그 주제를 정한 것도, 다시 펜을 잡아보겠다고 이야기한 것도 '나'였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을 현재의 상황으로 가장 슬기롭게 보내수 있는 방법은 나에게 '글'뿐이었다.
프랑스에서 프랑스 유명한 셰프들의 배합표와 간략한 창작과정이 적힌 책들을 구입했지만 제대로 읽고 연구해볼 시간이 없었다. 배합표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각각의 재료와 양을 적어놓은 것이다. 그 책 안에서 그들의 생각을 읽고 나의 생각을 기록하기로 했다. 책 속에 적힌 배합표를 소개하거나 숫자를 분석하고 셰프들을 평가하는 글이 아니다. 전공 공부의 연장이며 더 현명하고 슬기로운 시간을 보내기 위한 내 방법이고 그것이 나에게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이 글이 누적될수록 그들이 제품을 바라보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고 풍부한 공감능력과 내 삶의 가치관이 더 분명해 지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독자들이 이 글을 통해 프랑스 디저트에 관심을 가져 준다면 나는 그것만으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