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마케팅이었나_고흐에대한 사념

독일 일상 에세이

by 영어하는 소시지

5월 1일이 노동절이었다.

4일 정도의 연휴가 있어서, 어디든 가길 희망했다.

그렇지 않으면 가뜩이나 동네 친구들도 없어

집에만 있게 되는 아이들에게

게임과 영화라는

친구들만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연휴로 모든 교통비의 가격이

워낙 오른 터라, 갈만한 옵션이 많지 않았다.

남편은 그 와중 고르고 골라,

꽉 찬 1박 2일 네덜란드 투어를 기획해 주었다.

함부르크에서 기차를 타고

오스나브루크 역에서 내려

자동차를 렌트해 3시간 정도 차를 타고 네덜란드 큐켄호프로 튤립 축제를 보고

근처에 있는 미술관을 돌아보는 코스였다.


5월 초, 27도가 넘는 이상기온으로

독일에 온 이래

가장 가벼운 옷차림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옷 없이 자연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던 튤립들은

기대하지 못한 햇살에 그 꽃잎이 만개하다 못해 부스러 지듯 떨어져 있는 곳도 많았다.

미안함도 잠시, 곧 떨어짐을 앞두고 있을지언정

나는 햇살의 따스함에 행복했다.


둘째 날 원래의 기온으로 돌아온 유럽의 날씨에

익숙한 듯 따스한 옷을 꺼내 입고

고흐의 작품을 보러 갔다.

De Hoge Veluwe National Park

자연과 예술을 사랑했으며, 그 당시의 부호였던

두 부부가 호게벨루웨 68제곱킬로미터 크기의 땅을 구매한 것이

지금 현재 공원이 만들어진 시초가 되었다.

워낙 규모가 있어서 안에 배치된 자전거로

아름다운 공원을 돌아다닐 수 있는

하이킹코스가 잘 되어 있다.

깊은 숲 속 안에는 보석 같은 국립 미술관에

고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자전거로 약 30분 정도 걸린다.

오랜만에 타는 자전거에

엉덩이 근육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았지만

아이들은 너무너무 신이 난다며,

엄마 괜찮냐고 물어본다.

괜찮지 않으면 어쩌리,


그리고 만난 고흐의 작품에서

난 발걸음도 눈도 떼어지지 않는다.

그림을 아무리 보고 또 보아도,

그림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그의 영혼이 박혀있는 듯한 그 거친 붓질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사이프러스 나무가

내 눈에 박혀있는 듯하다.

밤을 표현한

테라스 그림에서는 시간도 나도 멈춘 것 같았다.

그날 밤에 그거리에 내가 있는 듯

그림에서 보이는 하늘과 거리를 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몰입하게 하는 걸까

한바퀴혼자 투어한 둘째가 찍어준 사진

정신병으로 고생하던 고흐는 미치지 않으려

그림에 몰입했으나,

결국 살아있을 때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병원에서 죽는다.

늘 고통받았고, 늘 힘들어했고,

늘 정상이고 싶어 했던

그 남자의 그림을 보면서

인생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살아있을 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그림들이었다.

고흐는 결국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고

고흐를 너무 사랑했던 동생도

얼마 되지 않아 죽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테오의 부인이

그들의 스토리를 세상에 내놓으며

결국 그림이 빛을 받는다.


마케팅의 시작이었다.


도대체 이 삶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무엇을 위한 삶이었단 말인가.

예술적 몰입이란 그런 거란 말인가?

살기 위해 몰입하는 삶이었고, 몰입하느라

다른 것은 볼 수 조차 없는 삶이었다.

평생 죽지 않기 위해 끈적거리는

아크릴 물감을 덧대며 몰입했을 것이다.


남편에게 물어본다.

“ 도대체 삶이 뭐길래, 결국 인생은 마케팅인 거야?,

살있을때 단한점도 빛을 보지 못했어 그런데,

죽고 나서 이 그림들이

아무리 비싸게 팔린다고 한들

죽은 시람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삶이 원래 그런 건가?

도대체 요한나 반고흐

이 여자는 모지? 마케팅의 천재였던 거야?

아님 운인가? 운이 좋았던 거야? “

남편이 답한다.


“ 모든 인생이 이렇게 풀리진 않을 것 같아,

아마도 죽어서도 빛을 발하고

싶은 예술가들이 많았을 거야,

그렇지만 그렇다고 성공한 사람이 많을까?

절실함이 아니었을까? 삶에 대한 절실함,,

남편도 남편이 평생을 걸었던 형도 죽고

홀로 남겨진 여자가

얼마나 절실했겠어 “


진실은 모른다.

그러나 살려고 했다는

그 절실함이라는 단어가 너무 와닿아

그저 살려고 했던 고흐의 절실함도

다른 의미로 살려고 했던 테오의 부인

요한나의 절실함이 나를

그림앞에 그렇게 묶어 놓았나 싶어

마음 한켠이 아려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