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가 독일에서 쓰는 동화
늘 썩은 사과를 먹는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썩은 사과의 코를 찌르는 악취를 좋아했다.
아니 악취가 밴 자신의 코를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릴 적부터 먹어온 썩은 사과의 그 비릿하고 쿰쿰한 맛에
길들여져 버린 탓도 있을 것이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썩은 사과를 먹은 것은 아니다.
아이에게도 맛있고 신선한 사과를 먹어본 적이 있었을 수도 있다.
아이의 엄마도 처음엔 아이에게 썩은 사과를 먹이는 것이
죄책감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그녀는 예쁘고 맛있는 사과를 주는 법을 몰랐다.
아이는 늘 배가 고팠고
썩은 사과라도 먹으려는 아이의 몸짓에
엄마의 죄책감은 사라져 버렸다.
썩은 사과를 너무 많이 먹고 나면 아이는 배가 아팠다.
장이 꼬이는 느낌에, 짜증도 나고 불편함이 올라왔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
익숙해진 불편함은 삶이 되었다.
불편함이 자연스러운 삶이었다.
햇살이 드는 어느 날 아이는 나무에서 갓 떨어진 잘 익은 사과를 발견한다.
평소에 먹던 익숙한 사과는 아니었으나 그날따라 햇살에 비춰
영롱하고 흠집하나 없던 사과에 유난히 눈이 갔다.
한입을 베어 물자, 새콤달콤한 향과 함께 과즙이 입안에 퍼진다.
낯설지만 기분 좋은 그 맛이 아이의 무의식을 건드린다.
“니가 이런 맛있는 사과를 먹을 자격이 되는 거야?
넌 썩은 사과만 먹는 아이쟎아.
네가 뭔데 이런 맛있는 사과를 먹는데?
감히 네까짓 게 뭐라고!!!! “
아이는 수치스러운 맘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사과를 조용히 돌려놓고 싶어 졌고,
사과를 먹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너는 좋은 사과를 먹을 자격이 없다고.
불편한 삶으로 돌아가라고
누군가가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외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맛있고 예쁜 사과를 내려놓기에는
그날따라 커다란 나무에 걸친 햇살이 너무나 평화로웠으며
지나가는 바람조차 온화했다.
한동안 사과를 들고 고민하던 아이는
용기를 내어 조심스럽게 사과한입을 더 베어 물었다.
그리고 결심한 듯 혼잣말을 했다.
“이 사과는 이제 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