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 오 이야기

그냥 내 인도이야기

by 영어하는 소시지

정장을 입고 릭샤를 차고 약 15분 정도 떨어진 집으로 가다보면, 아찔한 광경들이 길거리에 펼쳐진다. 빵빵대는 소음에 귀가 아찔해지고, 오토바이가 너무바싹 붙어 곧 사고라도 날듯한 모습에 눈이 아찔해지며, 포장도 없이 붉은 고기를 가지고가지는 오토바이 뒤로 똘똘한 까마귀가 거리를 두고 쫒아다니는 기이한 광경도 펼쳐지며, 한 오토바이에 가족 네명이 타고 어디론가 가고있는 광경에 써커스쇼를 보는듯 하기도 했다.


늘 그렇듯 매일 릭샤를 타고다니다, 통역을 하는 날은 출장오신 분들의 차로 이동을 하게 된다. 아찔함은 똑같지만, 다행인건 소음과 매연이 조금은 차단된다는 점이다. 또한 매순간이 놀라움의 연속인 환경속에서 하루만 같이지내도 동료애라는 것이 생겨 오신분들과는 금새 친해져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게 된다.


그날도 여느때와 같이 한국에서 온 두분과 일과를 마치고 저녁을 먹고 귀가하는 중이었던걸로 기억을 한다. 집에데려다 주시겠다며 차로 집으로 가는 도중, 아찔한 상황이 생겼다. 집에 거의 다 도착해서 갑자기 쏟아진 비에 도로에 물이 불어나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집은 거의 코앞이었느나, 물은 차의 반쯤 차올라서 차가 앞으로 나갈수가 없었다. 기다리려고 했으나 30분이나 넘게 계속되는 상황에 겁이났다. 이대로 계속 차안에 갖혀있는게 맞나? 싶었고 시간이 경과하면 할수록 불안했다.


무슨 판단이었느지 모르겠으나, 답답한 그 상황에서 그냥 있으면 안될것 같았다. 죄송하지만, 어떻게해서든지 집에 가보겠다고 이야기하고 만류하는 세명의 남자들을 뒤로한채 차 문을 열었다. 처음에 열려고 시도했는데 물살의 압력때문에 열리질 않았다. 더욱 무서워졌다. 낑낑대며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도중 아마 물살이 차 안으로 좀 들어왔던것 같고 나는 뒤로 돌아보지도 않고 밖으로 나왔다.

물이 허리까지 차올랐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는데 물살이 너무 세서 길을 건너기가 쉽지가 않았다.

도로 중간에 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집으로 들어가는 길 바로 옆에 있던 호텔에서 일하던 경비가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헬프를 외쳤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너무 고맙게도 그분이 도로 중간까지 오셔서 내 손을 잡고 도로 밖으로 끌어주셨다.


그분은 밖으로 나를 끌고 나오신후, 나에게 'Give me one daller'라고 말하셨다. 드릴 돈도 없었지만, 거기서도 돈을 구걸하는 그 모습에 질려버린 난 그 모습을 외면한채 집으로 돌아왔다. 하우스메이트들은 여행을 가서 집은 텅 비어 있었다. 무서운 맘에 불을 켜고 싶었으나 정전이었다. 내몸 구석구석 훑고 지나간 그 더러운 물을 씻어내고 싶었으나, 단수였다.


"아악~~~~~~~~"



비명을 지르면서 뭐라고 했던것 같은데, 어렴풋이 저 멀리서 비슷한 비명소리를 들은것 같기도 했다. 나랑 비슷한 처지였던 사람이던지, 아님 내 머릿속의 메아리였을수도 있다. 제정신은 아니었던것 같다.


글을 쓰며 그당시를 떠올리니, 그당시 원망스러웠던 모든 상황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구해주신 그 인도분께 보따리를 내놓으라고 한건 그분이 아니라 내가 아니었나 싶다. 구해준 그 마음도 모자라 자비라는 마음까지 바랬으니 말이다. 당연히 돈이있으면 드렸어야 하는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또한, 그날 내가 그렇게 차를 박차고 나와 똥물을 뚫고 나갔어야 하나 하는 내 선택에 대한 후회도 있었던것 같다. 왜냐하면 다음날 그분들께 연락을드렸을때는 30분정도 더 있었더니 도로에 물이 빠져서 차를 타고 안전하게 집으로 가셨다고 했기에.



그렇지만, 어떤 선택을 하던 모든 선택은 본인 스스로 하는 것이기에, 그저 난 그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되는게 아니었나 싶다. 다만 인내심이좀 없고 성급 한 판단이 내 스스로를 똥물에 흐르게 한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하지만 용기와 무모함을 결정한다는것은 결국 경험이 만들어내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서 또 내가 겪은 이 모든 젊은 시절의 경험이 꼭 나쁜것만은 아이었을지도 싶기도 하다. 다만 지금 배수가 잘되는 독일에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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